정부가 광주·전남과 대전·충남 등 통합 광역자치단체에 향후 4년간 각각 2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재원 마련과 지원 방식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5극3특 균형발전 전략’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이재명정부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가칭) 선출, 7월 통합특별시의 공식 출범이라는 속도전을 벌이고 있지만 지원 기한과 재원 규모 및 성격, 추가 이양 특례 등 구체적 방안을 놓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지역 간 입장차 등 넘어야 할 산은 수두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통합 지자체에 파격적 재정 지원”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통합 인센티브 브리핑 발표에서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각각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수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통합하는 지방정부에 확실한 인센티브와 이에 상응하는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고자 ‘행정통합교부세’와 ‘행정통합지원금’ 신설 등 국가 재원의 재배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2027년 본격 추진 예정인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통합특별시 지역을 우선 고려할 방침이다. 김 총리는 “통합특별시가 ‘기업 하기 좋은 창업 중심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가진 여야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지역 통합을 하면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재정적 측면이나 권한 배분의 문제, 산업 배치 문제, 공공기관 이전 등에서 최대한 인센티브를 보장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수조원 재원 등 놓고 실효성 논란도
관건은 광주·전남, 대전·충남이 동시에 행정통합할 경우 소요되는 최소 10조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이다. 정부는 이 같은 행정통합 재원의 경우 중앙정부 사업 지출을 구조조정해 마련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한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27조원 정도를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편성했는데 내년부터는 10조원을 더 쥐어짤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국가재정 전문가는 “지자체에 지원되는 국비를 하나도 손대지 않은 채 순감액만 10조원을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행정통합교부세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중앙정부가 내국세 일반세 수입의 19.24%를 떼어 주던 지방교부세와 별개로 통합교부세를 신설해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이재명정부가 이참에 학령인구 감소 시대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떼 내 ‘재원 낭비’ 논란이 일었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손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만간 TF가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속도감 있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 규모나 방식, 이양 권한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남도는 양도세·법인세·부가가치세 이양을 포함해 8조8000억원 규모를 요구했으나, 정부안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4년간의 한시적 지원은 통합시의 중장기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재정지원 인센티브가 지방비 확대가 아닌 국비 확대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율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공동대변인은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는 지역 주도형 균형 성장을 하기에는 발표된 내용 상당수가 권한의 완전 이양이 아니라 정부가 지원하고 다만 그 지원 범위를 확대한 것이어서 광역 행정통합의 지향과 목표에는 미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