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각국 정상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연하장을 보낸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조차 표기하지 않은 채 다른 나라 정상들과 같은 형식으로 다뤄 북·중 관계가 완전히 복원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 위원장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인’, ‘베트남공산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등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중국·베트남·싱가포르 등 순으로 시 주석 부부를 가장 앞에 언급했다. 하지만 이름 없이 직함만 표기했고, 연하장 내용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북한 매체는 시 주석 부부가 김 위원장에게 지난 1일 연하장을 보낸 사실을 보도했을 때도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하장을 주고받으며 그 내용을 상세히 공개한 것과 비교된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연하장을 노동신문 1면에 실었다. 푸틴 대통령의 연하장도 별도로 보도했다.
이런 보도 태도를 두고 북·중 관계가 완전히 복원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대북 정책에서 북한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점이 북한에는 불만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발 무인기의 북한 침범 주장을 담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청탁질’이라고 표현한 것도 주목된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남북관계 중재를 요청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남한을 ‘제1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고립시키려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가장 가까운 혈맹인 중국이 남한 대통령을 국빈으로 맞이하고, 한국의 비핵화 요구 등 대북 정책을 경청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는 자신들의 ‘주권적 결정’에 대한 도전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예전만큼 직접 작동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