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수사 적법 판단… 尹 ‘내란 우두머리’ 유죄 무게

체포방해 1심 징역 5년 선고
“내란혐의, 직권 남용죄 해당”
尹의 불법수사 주장 기각돼
계엄 절차적 하자 등 확인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 방해 등 혐의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면서 비상계엄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체포영장 집행도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16일 체포영장 집행 방해, 국무위원 계엄 심의·의결권 침해, 비화폰 기록 제출 거부 지시, 사후 계엄선포문 허위 작성 및 폐기 등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네 가지에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법원의 첫 본안 판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처

재판부는 공수처 수사권과 관련해 “공수처는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면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이 혐의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관련 범죄”라고 판단했다. 공수처법상 내란죄는 공수처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 범죄와 그 ‘관련 범죄’를 수사할 수 있으며,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는 ‘직권남용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84조를 들어 공수처에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대한 수사권이 없고, 이에 따라 내란죄 수사권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소추’에는 ‘수사’도 포함되므로 재직 중인 대통령의 직권남용죄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수사는 형사상 소추를 반드시 전제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상 소추와 수사기관의 수사는 분명히 구분된다”며 재직 중이던 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죄 등 범죄 수사 권한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공수처가 대통령 관저가 있는 용산구 관할 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점도 문제가 없다면서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한 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봤다.

아울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과정에서 특정한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국무회의 소집을 통보하고 국무회의를 연 것은 “헌법과 계엄법 규정에 대한 정면 위반”이라며 계엄 선포 절차에 하자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다음달 19일 선고를 앞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도 공수처 수사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체포방해 사건에서 이런 주장이 배척되며 내란 사건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尹 “즉각 항소” 16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가전매장에 진열된 TV 화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 방해 등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는 자막이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번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윤 전 대통령에게는 13일 사형이 구형된 내란 우두머리 사건 등 7개 재판의 1심 선고가 남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결론은 21일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28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샤넬백 등 금품 8293만원 수수 등 혐의 사건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한 전 총리와 김씨에게는 각각 징역 15년형이 구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