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윤리심판원 재심 신청 않겠다…당 부담주고 싶지 않아”

보좌진 갑질에 더해 공천 헌금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김병기 의원이 윤리심판원 결정에 재심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자진 탈당하는 선택은 여전히 고려하지 않으나 당과 의원들 결정에는 따르겠다며 사실상 제명을 수용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까지 윤리심판원 결정문을 통보받지 못했지만 재심을 신청하지 않고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제가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명을 처분한다면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며 “굳이 의원총회 추인을 거치면서 선배·동료·후배 의원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각종 의혹으로 제명 결정을 받은 데 대해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재심을 신청하지 않고 떠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지속적으로 먼저 탈당하지는 않겠다고 밝혀왔다. 지난 12일 윤리심판원이 제명 처분을 의결한 뒤 김 의원은 다음 날인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기된 의혹 중 하나라도 법적 책임이 있을 시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차라리 제명을 당할지언정 저 스스로 제 친정을, 제 고향을, 제 전부를 떠나지는 못하겠다”고 적었었다. 이 글에서 김 의원은 “이토록 잔인해야 하느냐”며 “동료 의원들께서 부담이 된다며 저를 내치시겠다면 기꺼이 따르겠다”면서도 탈당에는 선을 그어왔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먼저 탈당은 하지 않되, 재심은 청구하지 않고 ‘당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신이 당에 부담이 되고 동료 의원에게 마음의 짐이 된다면 향후 처분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 요구대로 최고위 결정만으로 김 의원 징계안을 종결하는 방안은 법률상 쉽지 않다. 윤리심판원이 의결한 김 의원 제명 처분을 확정하든, 당 지도부가 비상징계권으로 김 의원을 제명하든 현직 의원을 제명할 경우 소속 당 의원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정당법 33조는 ‘정당이 그 소속 국회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 그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정치적 의사행위에서는 당의 당헌·당규보다 정당법이 우선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이날도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저는 제명을 당하더라도 스스로 당을 떠나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고 그 입장은 지금도 같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확실하게 해명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경찰 수사는 이미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충실히 조사를 받고 증거를 모두 제출해서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