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었다. 매립 중심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자원순환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정책 취지는 분명 옳다. 환경오염과 매립지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 에너지 회수 중심의 처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시행 이후 이어지는 혼선과 갈등을 보면, 이 정책이 과연 책임 있게 준비됐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직매립 금지의 주무 부처인 기후부의 역할은 끝내 분명하지 않았다.
직매립 금지는 202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이미 예고된 사안이다. 기후부는 정책 설계 단계부터 시행 시점과 기본 원칙을 주도적으로 정한 부처다. 그만큼 충분한 준비와 후속 대책이 뒤따라야 했다. 그러나 폐기물 처리의 핵심 대안인 공공 소각시설 확충은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렀고, 수도권 내 시설은 2027년에야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었다. 기후부 역시 이러한 인프라 공백으로 2026년 시행 시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부는 “민간 소각시설 용량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입찰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을 내놓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부 지역에서 소각시설 부족으로 처리 비용이 급등했고, 폐기물이 인접 지역이나 지방으로 반출되면서 지역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사전 수요 예측과 인프라 확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구조적 문제다. 이는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음에도, 갈등 조정과 부담 분담의 책임은 지자체 간 협의로 떠넘겨졌다. 중앙정부는 방향만 제시하고, 실행과 갈등 관리의 부담은 지방정부와 주민에게 전가된 셈이다.
박태순 환경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