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23일 중의원 해산”… 취임 3개월 만에 ‘승부수’

日 2월 8일 총선 실시 공식화

기자회견 통해 ‘재신임 투표’ 의지 표명
“총리 적합 여부, 국민이 정해주길 바라”
높은 내각 지지율 기반 의석 확보 나서
자민당·일본유신회, 과반 목표 내세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23일 정기국회가 개회하면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다음달 8일 총선거를 실시하겠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여도 좋은지를, 지금, 주권자인 국민이 정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해 이번 조기 총선을 사실상 ‘총리 재신임 투표’ 성격으로 치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의원 선거는 정권 선택 선거라고 불린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면 다카이치 총리, 그렇지 않으면 노다 총리냐 사이토 총리냐 다른 분이냐가 된다”며 “나 자신도 총리의 진퇴를 걸겠다”고 말했다. 중의원 선거 후 의회에서 총리 지명 표결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 총선 결과에 따라 다카이치 체제가 강화되거나 반대로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 중심의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이는 내각 출범 3개월 만에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절박감을 호소하는 동시에 선거 구도를 ‘다카이치 대 야당 대표’로 짜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내각 지지율이 60∼70%대로 당 지지율의 2배에 달하는 만큼 자신을 간판으로 앞세워 선거전에 임하겠다는 뜻이다. 총선 목표로는 자민당·유신회 연립 여당의 ‘과반 의석수 확보’를 내걸었다. 현재는 자민당 199석, 유신회 34석으로 총 465석인 중의원에서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중의원 해산은 4년 임기의 3분의 1도 안 지난 454일 만이어서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정기국회 첫날 해산은 60년 만, 한겨울이자 예산안 처리를 앞둔 2월 총선은 36년 만이라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이 17·18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놓고 찬성이 36%로 반대 50%를 밑돌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같은 부정적 반응을 의식한 듯 해산 결단을 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취임 전 새롭게 유신회와 연정을 꾸린 것과 관련해 “국민의 직접적 신임을 얻지 못한 점을 취임 후 줄곧 걱정해왔다”고 했다. 연정 틀 변화와 함께 3대 안보문서 조기 개정, 왕실 전범 및 헌법 개정, 스파이 방지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국가의 근간과 관련된 중요 정책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유권자의 평가를 한번 받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옛 연정 상대였던 공명당이 이 같은 정책 변화를 ‘우경화’라고 비판하며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중도개혁신당을 창당한 것을 두고는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궁극적 사명”이라며 “우경화가 아니라 보통 국가가 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희토류 규제’ 카드를 꺼내 든 중국을 겨냥해서는 “민생용으로도 널리 쓰이는 물자를 통해 다른 나라를 굴복시키려는 경제적 위압 움직임을 보인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중도개혁연합은 이날 ‘생활자 퍼스트’를 내세운 강령을 발표하며 당 통합 작업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아사히 여론조사에서 신당에 대해 ‘기대한다’는 반응은 2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