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나 듣던 ‘사면’이라는 단어가 도서관에 등장했다. 서울도서관은 도서 반납 기한을 넘긴 데 따른 대출 정지를 사면해주는 ‘다시, 도서관’ 캠페인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사면은 서울 시내 16개 자치구 공공도서관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연체 중인 책을 이달 31일까지 모두 도서관에 반납하면 된다. 반납 즉시 대출 정지 페널티 해제로 다시 책을 빌릴 수 있다. 사면의 상세 조건은 각 도서관 운영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통상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은 ‘연체 권수×연체 일수’만큼 대출을 정지한다. 책 두 권을 빌려 원래 반납 예정 날짜보다 열흘을 연체했다면 책을 돌려준 후에도 총 20일 동안은 다른 책을 빌릴 수 없다는 얘기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 있는 서울도서관도 이 규정을 적용 중이다.
도서관에 따라서는 연체료를 물리는 곳도 있다. 성동구립도서관은 반납 당일에 도서 1권당 연체 일수에 100원을 곱한 연체료를 부과한다. 최대 연체료는 도서 정가다. 연체 시 연체 일수만큼 대출을 정지하는 동대문구립도서관도 하루에 1권당 100원의 연체료를 부과한다.
서울도서관의 사면 캠페인은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된 시대일수록 시민들이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직접 책을 읽고 스스로 질문하는 힘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서울도서관은 “이번 캠페인으로 빠른 정보 탐색과 소비가 일상화된 AI 시대에 도서관이 시민의 삶 속에서 ‘읽고, 생각하는 공간’으로 다시 기능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AI 시대는 정답을 빠르게 찾는 것보다 질문하고 사유하는 힘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이번 캠페인이 시민이 다시 도서관에서 책과 마주하며 깊이 있는 읽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