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각국에서는 정부가 기업에 성별 임금 격차를 공개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들 국가 대부분이 액수가 아닌 격차를 공개하고 있어 향후 국내의 제도화 논의도 ‘격차 공개’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20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캐나다, 스웨덴 등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성별 고용 현황과 임금 격차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다만 평균임금 등 액수가 아닌 비율이나 성평등지수와 같은 격차에 집중하는 게 핵심이다.
EU는 2021년 4월 250인 이상을 고용한 기업이 매년 성별 임금 정보를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임금 정보에는 남녀 근로자의 성별 임금 격차, 임금분위별 남녀 노동자 비율 등이 포함된다. 만약 노동자가 성별 임금 격차 현황을 알고자 하면 사용자에게 요청할 수 있고 사용자는 답변해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10인 이상 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주는 노동자의 임금을 정리해 감사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다만 보고서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개인 노동자가 이를 볼 권한도 없다. 대신 노동조합을 통해 평등임금 관련 고충을 제기할 경우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영국은 250인 이상 규모 사업을 대상으로 남녀 임금 격차 정보를 기업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공시 항목은 남녀 평균 또는 중위 시간급의 차이, 상여금의 남녀 차이 등 6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기업의 성평등 공시제도 도입방안 연구’는 이 같은 해외 사례에 관해 “EU 등에서는 성별 임금 불평등의 처벌 위주 접근보다 기업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시정할 수 있는 기제로 법 조항들을 구성했다”며 “한국의 성평등 공시제도 기업이 문제의식을 갖고 임금 관행을 시정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