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이돌문화, 뮤지컬·드라마에서 요리까지 전 영역에 걸쳐 ‘K컬처’가 지구촌을 휩쓸면서 한국에 대한 해외 선호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이 중동권과 영국, 일본에선 급상승한 반면 프랑스·베트남 등은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 발표한 ‘2025년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 호감도가 82.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보다 3.3%포인트 상승했으며 2018년 연례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낮은 나라인 일본(42.2%) 역시 그나마 선호도가 전년 대비 5.4%포인트 상승하며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포착됐다. 이는 역대 조사 중 최고 기록이다.
4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베트남과 중국·러시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호감도가 급락한 반면, 그 빈자리를 중동국가가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95.4%로 한국 호감도 1위였던 베트남은 이번 조사에선 85.2%로 10.2%포인트나 빠지며 14위로 밀려났다. K콘텐츠와 ‘박항서 매직’ 등 스포츠 열풍에 기댄 호감도가 양국 경제 발전과 산업 경쟁 관계가 심화하면서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84.2%(11위)로 중상위권에 머물렀던 UAE는 4년 새 10.6%포인트 급등했다. 원전 수출, 방산 협력 등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강화되면서 국가 신뢰도가 함께 상승한 ‘경제 외교의 승리’로 풀이된다.
중국은 2021년 80.4%(15위)에서 2025년 62.8%(24위)로 무려 17.6%포인트 폭락했다. 이는 미·중 갈등 심화와 양국 내 혐한·혐중 논란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러시아 역시 2021년 6위권(약 88%)에서 2025년 20위(78.2%)로 주저앉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악화한 외교 관계가 민간 인식에 그대로 투영되었음을 보여줬다.
세계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문화콘텐츠(45.2%)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필리핀(69.3%), 일본(64.4%), 인도네시아(59.5%), 베트남(58.4%) 등 아시아국가에서 문화콘텐츠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넓히고, 이를 통해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현대생활문화(31.9%), 제품 및 브랜드(28.7%), 경제 수준(21.2%) 등이 호감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이 한국을 접촉하는 경로로는 동영상 플랫폼이 64.4%로 가장 많이 거론됐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유학생과 외신기자 등 한국에 대한 정보가 많은 70여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담에서는 ‘한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회복 탄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이 많았다. 이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정치적 현안들이 겉으로는 불안정해 보였지만, 심층적으로는 아시아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