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탔더니 미세플라스틱 흡입?”…실외 농도의 3.7배

연구팀, 지하철역 등 공기 분석
“마스크 착용이 현실적 방안”

서울 지하철의 역사와 차량 내부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실외보다 최대 3.7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밀폐된 지하 공간의 공기 질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이 퇴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최근 연세대 연구팀이 환경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역사와 차량 내부 공기에는 실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인간이 만들어 사용한 플라스틱이 마찰이나 자외선, 열 등 환경적 요인으로 잘게 부서지면서 생성된 극미세 입자를 말한다. 아직 국제적으로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지름 5㎜ 이하의 마이크로플라스틱부터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나노플라스틱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1년간 서울 지하철역 3곳과 인근 실외 2곳, 서울 시내 주거 실내 공간 2곳에서 공기를 동시에 채취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지하철역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6.0∼121.3㎍/㎥, 초미세먼지(PM2.5)는 49.8∼58.1㎍/㎥로 측정됐다. 이는 같은 기간 실외에서 측정된 PM10(22.6∼66.7㎍/㎥), PM2.5(29.3∼34.4㎍/㎥)보다 뚜렷하게 높은 수준이다. 일부 지하철역에서는 국내 대기환경 기준을 1.5∼3.6배 초과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실내 주거 공간의 미세먼지 농도는 PM10 28.9∼93.2㎍/㎥, PM2.5 28.8∼36.5㎍/㎥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장시간 머무는 공간이라는 특성상 연간 누적 노출량은 실내가 더 클 수 있지만, ‘시간당 폐에 침착되는 미세먼지 양’은 지하철이 가장 높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미세먼지에 결합해 공기 중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이다. PM10에 결합한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한 결과, 지하철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1㎥당 최대 5.94개에 달했다.

 

역별로 보면 혼잡도가 가장 높은 지하철역에서는 2.68∼5.94개/㎥, 다른 역사에서는 1.93∼3.15개/㎥, 1.25∼3.45개/㎥ 수준이었다. 반면 실내 주거 공간은 평균 1.98∼2.04개/㎥, 지하철 인근 실외 공기는 0.43~1.24개/㎥였다.

 

연구팀은 지하철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실외보다 최대 3.7배 높은 이유로 외부 공기와의 자연 환기가 제한된 구조를 지목했다.

 

열차 주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레일·차륜 마찰, 제동 과정, 승객 의류에서 떨어지는 합성섬유, 실내 도장재 등에서 나온 오염원이 지하 공간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하철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실외는 물론 실내 주거 공간보다도 확연히 높다”며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발생한 오염원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박준홍 교수는 “스위스 등 지상 구간이 많은 해외 전철 시스템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처럼 깊은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은 구조적으로 공기 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지하철 탑승 시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위해성을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