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 예산으로 개인 형사사건 변호사 수임료와 벌금 납부에 사용한 지역 농협 조합장이 1심에서 직위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해당 조합장은 농업협동조합법상 임원 결격 사유에 해당해 조합장직을 잃게 된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김미경 부장판사는 21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농협 조합장 A(70)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조합장은 2022년 농협 이사 선출 과정에서 조합장의 공정 의무를 위반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조합 예산을 변호사 수임료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17년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돼 선고받은 벌금을 조합 돈으로 납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A조합장이 이 같은 방식으로 사용한 조합 자금이 모두 2700만원에 달한다며 결심공판에서 징역 6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합장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해 조합 예산을 사용했을 뿐 불법 영득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개인 형사사건으로 선고받은 벌금과 변호사 비용을 조합의 직무 수행 비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금융기관의 장으로서 조합의 범죄를 발견하면 이를 보고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조합 자금으로 자신의 변호사비와 벌금을 납부하고도 이를 반환하지 않아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