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실패 각오해야만 인생의 주인공 될 수 있어” [차 한잔 나누며]

1973년 1평짜리 의류점 첫 시작
반세기 동안 무수한 실패 경험
아웃도어 기업 ‘블랙야크’ 키워
“산행처럼 인생에 꼼수는 없다”

“요즘 청년 구직난이 심각해 ‘쉬는’ 청년이 40여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어요.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취업’이라는 하나의 선택지에만 매달리지 말고 ‘창업’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요. 국내에서만 기회를 찾으려 하기보다 동남아 등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할 일이 많아요. 도전 과정에서 부닥치는 시행착오와 실패는 긴 인생의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블랙야크 본사에서 만난 강태선(76) BYN 블랙야크 회장은 병오년 새해 청년들이 파란 많은 기업가인 자신의 삶을 보고 용기를 내 도전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강태선 BYN 블랙야크 회장은 19일 인터뷰에서 “누구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며 청년들에게 도전정신을 당부했다. 최상수 기자

그는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가수 겸 작곡가 이재(한국명 김은재)가 지난 11일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 수상소감 얘기를 꺼냈다. 그는 이재가 “문이 닫히는 상황에 놓인 모든 분께 이 상을 바친다. 이제 거절(rejection)은 새 방향(redirection)으로 나아가는 기회”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청년들에게는 바로 이런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시작 역시 1973년 서울 동대문 1평짜리 의류점이었다. 이 의류점 ‘동진사’는 반세기 동안 수없이 많은 난관을 극복했고, 결국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BYN 블랙야크로 우뚝 섰다.

 

“1990년대 초반, 아웃도어 시장 매출은 등산 장비가 90%, 등산복은 10%였습니다. 누가 봐도 등산 장비를 만들어 파는 게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전략이었죠. 하지만 저는 국민소득이 늘면서 등산복의 시장이 커진다고 생각해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등산복 시장에 도전했습니다.”

 

오랜 지기인 엄홍길 대장에게 이런 구상을 밝히자 엄 대장은 브랜드를 ‘야크’로 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히말라야의 극한 환경을 상징하는 소 야크에 영감을 얻어 이름을 ‘블랙야크’라고 지었다. 산악인을 위해 묵묵히 짐을 나르는 야크의 정체성이 강 회장이 지향하는 바와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는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며 “눈앞에 보이는 것만 좇으면 결국 레드오션에만 머물 뿐이다. (블랙야크는) 실패를 각오하고 나만의 승부를 던진 용기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다. 힐러리 경은 ‘어떻게 에베레스트에 올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발 한발 걸어서 올라왔다”고 답했다.

 

그는 “산에 오를 때는 다른 꼼수를 부릴 수 없다. 그저 나의 두 다리로 한발 한발 올라가야 한다”며 “오르막을 갈 때는 내리막을 생각하고 내리막을 갈 때는 계곡이 있을 거라고 위로하며 산을 오르듯 인생을 살고 기업을 경영하면 된다”고 설파했다. 이어 “이런 정신으로 인생을 살아가면 누구나 이루고자 하는 꿈이 새롭게 보이고 도전을 주저하지 않을 용기도 얻을 수 있다”며 “산은 이러한 깨달음을 주기에 나는 오늘도 산을 오른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가 1993년 현대자동차 사원에게 제공할 침낭 3만2000개를 20일 만에 제작한 일화는 유명하다.

 

강 회장은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조건이었다. 20일에 3만2000개라는 건 납기나 수량, 품질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안 된다고 결론 내리기 전에, 일단 시작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시작해 놓으면 방법은 나오고, 결론은 그다음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봤다. 그리고 결국 해냈다. 일단 시작하고, 결말은 나중에 짓는 것. 그게 그때도 지금도 제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이런 경험과 그의 경영철학을 담은 책 ‘세상은 문 밖에 있다’를 출간했다.

 

강 회장은 책 제목을 설명하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면 평생 문 앞에만 서 있게 된다. 문은 내가 직접 열어야 한다. 세상은 늘 문 밖에 있다. 내가 직접 보고, 걷고, 부딪쳐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