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에서 배달 음식 취식 후 환불을 반복해 피해를 입었다는 자영업자 사연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이 커지자 성형외과 측은 공식 사과했다. 배달 플랫폼의 소비자 중심 환불 과정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A 성형외과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달 주문 및 환불과 관련해 당사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는 대표원장 명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A 성형외과 측은 “해당 업체 측과 소통해 사과의 뜻을 전달했고, 업체 측의 입장과 요청사항을 경청했다”며 “업체 측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직원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향후 내부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교육을 강화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뢰받는 병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남구 역삼동에서 B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는 한 배달 플랫폼에 김밥 1줄과 아메리카노 1잔 메뉴 판매 가격을 50만원으로 설정했다. 주문 뒤 환불을 반복하는 병원에 주문하지 말라는 별도의 안내까지 했지만 소용없자 9500원인 메뉴 가격을 50만원으로 올리고 주문 자체를 못 하도록 막아버린 것이다.
메뉴 설명에는 ‘청담동 ○○ 성형외과 주문 금지’라는 문구와 함께 “해당 성형외과에서 김밥을 취식한 뒤 지속적으로 환불과 취소를 반복했다. 주문 금지를 안내했음에도 주말마다 주문이 이어져 시간과 비용, 정신적 부담이 컸다. 이에 주소가 표시되지 않는 플랫폼에서는 이 메뉴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 성형외과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소속 직원의 행동으로 인해 논란이 된 점 사과드린다”며 “업체와 소통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고 말했다.
B 매장 관계자는 “매장에선 정상 음식이 나갔는데 손님들이 일방적으로 취소·환불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유는 항상 달랐다”며 “플랫폼 측에서 손실을 보상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상담사마다 안내가 다 달라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 매장 외에도 배달 플랫폼의 환불 시스템과 이를 악용하는 고객에 불만을 토로하는 자영업자들이 적잖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2022년 발표한 ‘배달 앱 이용 실태 조사’를 보면 배달앱 입점 업체 중 78%가 허위 리뷰 등 악성 소비자에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는 취지로 응답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일부 블랙컨슈머들이 부실한 환불 규정을 악용해 ‘무지성 환불’을 반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일부 배달 플랫폼에서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 불만을 접수하면 확인 절차 없이 즉각 환불해주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게 업주들 공통 지적이다.
“배달 지연 5분만 된 것도 음식이 식었다고 환불, 바삭한 메뉴를 주문하고 너무 바삭해서 과자 같다며 환불, 그냥 별 이유도 없이 이상한 이유로 환불당했다” “고객이 고객센터에 문제를 제기하면 실제 음식에 문제가 없어도 환불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수수료를 제외한 손실을 가게가 떠안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 고객을 가게가 직접 차단할 수 없는 구조다” “환불 비용은 일단 기업이 부담하지만 취소된 상품에 들어간 배달비와 수수료는 고스란히 업주가 책임진다. 감정적 소모까지 더해져 힘들다” “특정 플랫폼은 주문을 받을 때 주소를 알 수 없어 수락하면 다 먹고 매번 전체 취소를 한다” 등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쿠팡이츠 측은 점주에게 결제 취소 사실을 반드시 고지하고, 반복적인 결제 취소를 하는 고객은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당하지 않은 주문 취소 등으로 부정행위가 확인된 고객에게는 영구 이용 제재 및 불법 사항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만 고객 주문 취소 시 조리 지연 등 업주의 귀책이 확인된 경우 음식 가격에 대한 손실 보상은 제공되지 않으며 쿠팡이츠 부담으로 쿠폰 등 고객 케어를 진행한다. 배달의민족 역시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한 환급이 반복되면 계정 정지 조치를 취하는 등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부당한 환불의 경우 업주들이 고객센터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런 수법이 반복되며 소비자가 처벌받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 지난해엔 배달 음식에 벌레가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2년 동안 300여 차례에 걸쳐 770여만원 상당의 음식을 무료로 받은 남성에게 사기, 사기미수, 업무방해, 협박,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이 선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