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알래스카 투자 압박… ‘상업적 합리성’ 견지하길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the "Board of Peace" meeting during the World Economic Forum (WEF) annual meeting in Davos on January 22, 2026. US President Donald Trump will show off his new "Board of Peace" at Davos on January 22, 2026 burnishing his claim to be a peacemaker a day after backing off his own threats against Greenland. Originally meant to oversee the rebuilding of Gaza after the war between Hamas and Israel, the board's charter does not limit its role to the Strip, and has sparked concerns that Trump wants it to rival the United Nations. (Photo by Mandel NGAN / AFP)/2026-01-22 20:19:51/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대적인 알래스카 가스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한국, 일본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면서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금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 사업을 ‘고위험 프로젝트’로 분류하고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한·미는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 펀드 사용처 결정에 앞서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언이 강력한 가이드라인으로 굳어질까 걱정이 크다.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이 지역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300㎞ 구간에 가스관을 설치하고, LNG 액화 터미널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게 골자다. 초기 사업비만 약 450억달러 이상으로 전망되고 영구 동토층이라는 혹독한 공사 조건 등을 고려하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소요될 수밖에 없다. 기반 시설을 갖춘다 해도 채산성을 맞출지도 불투명하다. 엑손모빌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에너지 기업조차 손을 뗐다.



대미 투자 분야는 미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이 선정하지만, 투자위는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함께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 추천하게 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상업적 합리성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국익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대미 투자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혜택을 보는 구조를 짜야 한다. 대미 투자가 국내로 환류되는 구조로 사전에 설계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 투자가 불가피하다면 반대급부만큼은 확실히 챙겨야 한다. 대미 투자로 한·미가 ‘윈윈’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에너지 산업은 원자력발전이다. 한국은 원전 건설·운영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미국은 지식재산권과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에서 우위인 만큼 상호보완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공지능(AI) 시대 막대한 전력 수요 감당을 위해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착공할 계획인데, 미 에너지부는 건설비용만 750억달러로 추산했다. 일본은 이미 대미 투자금 중 3200억달러를 원전 건설 등에 배정하기로 합의를 봤다. 우리 기업이 원전 시공 및 운영·유지보수에 참여할 기회라도 더 보장받아야 한다. 협상팀의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