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간부와 주민에게 서로 다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간부에게는 책임을 묻는 인사 조치를 이어가는 반면, 주민에게는 성과를 강조하며 ‘인민 제일’을 내세우는 행보를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2일 1면에 ‘우리 당의 인민에 대한 절대적인 복무관, 혁명관은 문명과 부흥의 실체들을 떠올리는 원동력이다’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인민들이 바라는 것이라면 막대한 공력을 들여서라도 최대한 빨리, 무조건 완벽하게 실행해 나가는 우리 당의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정신”이라고 밝혔다.
또 “인민은 뿌리이고 생명”이라며, 노동당이 북한 주민을 위해 돈과 힘을 들여 최대한 빨리 일을 해내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20일 함경북도 경성군 온포근로자휴양소 준공식을 찾아 주민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의 업적은 “인민들의 생활에,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혜택으로 고수하고 빛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을 향해 부드러운 메시지를 내는 것과 달리, 간부를 향한 태도는 정반대다. 김 위원장은 19일 함흥시 룡성기계연합기업소를 방문해 기간산업 설비 현대화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담당 내각부총리인 양승호를 현장에서 해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전 내각의 사업체계와 지도간부들의 자질과 능력, 태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관료사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흥남비료연합기업소를 직접 거론하면서 “이 사건을 놓고도 당시 총리와 내각의 무책임성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화학공업 부문을 직접 지목해 내각의 무책임성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해당 관료들의 해이가 드러난 사안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평안남도 안주시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촉매생산기지 준공 소식을 전하며, 전날 준공식에서 ‘화학공업상 김선명 동지’가 준공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화학공업상으로 마지막 확인된 인물은 지난해 6월 흥남비료연합기업소 준공식에 참석한 김철하다. 최근 약 6개월 사이 화학공업상이 교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교체 시점과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주민에게는 ‘복리와 체감 성과’를, 간부에게는 ‘책임과 기강’을 각각 강조하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고 있는 셈이다. 최근 이어지는 선전과 인사 조치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