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 국민연금, 나중에 정말 받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법한 불안이다. 이 물음에 대해 국민연금이 응답했다. 단순히 '잘하겠다'는 다짐을 넘어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운용 인력을 늘려 기금 수익률을 1%포인트(p) 더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수익률 1%p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이 실현되면 연금 기금이 바닥나는 시점을 7년이나 뒤로 늦출 수 있다.
◇ AI가 투자 돕고 리스크 관리까지…'스마트 연금'으로 진화
진보한 기술도 적극 활용한다. 국민연금은 2026년까지 '투자지원 결정 AI 지원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많은 데이터와 시장 동향을 AI가 먼저 분석해 투자 결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이다. 인간 전문가의 직관에 AI의 정밀함을 더해 투자 성공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위험 관리 시스템도 한층 촘촘해진다. 해외 기업들에 대한 전체적인 노출 정도(익스포저)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고, 대체투자 분야에도 '팩터 모델(Factor Model)' 플랫폼을 도입한다. 이는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변수를 데이터화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예상치 못한 시장 충격에도 기금이 흔들리지 않도록 방어막을 치는 작업이다.
◇ '1인당 2.5조 원'…세계 최대 연기금의 아픈 손가락 '인력난'
하지만 이런 화려한 계획 뒤에는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숙제가 있다. 바로 기금운용 인력의 절대적 부족이다. 업무계획 보고서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 운용역 1인당 담당하는 자산 규모는 약 2.5조원에 달한다.
이는 해외 선진 연기금과 비교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캐나다 국민연금(CPPI)은 1인당 0.3조 원,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0.7조 원을 관리한다. 우리 운용역 한 명이 캐나다 직원의 8배가 넘는 돈을 관리하는 셈이다. 과도한 업무 부담은 수익률 저하나 인재 유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국민연금이 올해까지 적정 운용 인력을 확충하고 선진 운용 체계인 '통합포트폴리오 운용체계(TPA)'를 도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이 곧 수익률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3년간 70명의 인력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이번 업무 보고의 핵심은 결국 '수익률 제고를 통한 재정 안정'으로 모인다. 국민연금이 목표로 하는 수익률 1%p 추가 상승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는 연금 고갈이라는 시한폭탄의 시간을 7년이나 멈출 수 있는 강력한 브레이크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전략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이행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민의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증식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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