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대 값’ 사넬백 2000만원 시대…‘샤테크’ 한국에선 잘 통한다

원자재 비용·환율 변동으로 글로벌 명품 가격 줄인상
글로벌 매출 줄어도 한국 시장선 가격 고공행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해 ‘샤넬백 2000만원’ 시대가 열렸다. 

 

서울시내 백화점 앞에서 한 시민이 샤넬 쇼핑백을 들고 있다. 뉴시스

샤넬코리아는 지난 13일 가방 등 주요 제품 가격은 7% 안팎 인상했다. 대표 제품 중 한나인 ‘클래식 맥시 핸드백’의 경우 가격이 기존(1892만원) 대비 7.5% 오른 2033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샤넬 가방 중 처음 2000만원을 넘겼다. 해당 제품은 2020년 말 1014만원에 판매됐는데, 5년 새 가격이 2배 뛰었다. 

 

이 외에도 클래식 11.12백 램스킨 골드메탈 블랙은 1666만 원에서 1790만 원으로 7.4% 인상됐다. 미니 클래식백 램스킨 골드 메탈은 768만 원에서 825만 원으로 7.4% 올랐다. 

 

샤넬은 지난해에도 1월과 6월,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주요 제품 가격이 매년 인상을 반복하면서, 미리 명품을 사둔 뒤 되파는 ‘샤테크’란 말까지 등장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명품 가방을 비롯헤 주얼리, 시계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서울 시내 백화점 롤렉스 매장. 뉴시스

가장 먼저 인상 신호탄을 쏜 건 롤렉스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는 지난 1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약 5~7% 인상했다. 주요 제품인 롤렉스 ‘서브마리너 오이스터 41㎜’ 가격은 1470만원에서 1554만원으로  5.7%, ‘서브마리너 데이트 오이스터스틸 옐로우골드 41㎜’는 2711만원에서 2921만원으로 7.4% 인상됐다. 

 

산하 시계 브랜드인 튜더도 가격을 인상했다. ‘블랙베이58 391㎜ 스틸케이스 스틸 브레슬릿’은 591만원에서 9.6% 오른 648만원으로 올랐다.

 

(왼쪽부터) 피코탄, 에블린. 에르메스가 ‘피코탄’ 가격을 545만원으로 약 5.4% 인상했다. ‘에블린’은 330만원에서 341만원으로 3.3% 가격이 뛰었다. 에르메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에는 에르메스가 가방과 액세서리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유럽에서는 하루 앞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인상으로 에르메스 ‘피코탄’의 가격은 기존 517만원에서 545만원으로 약 5.4% 인상됐다. ‘에블린’은 330만원에서 341만원으로 3.3% 가격이 뛰었다. 

 

스카프 제품 역시 가격이 인상됐다. ‘부케 파이널 스카프 90’을 포함한 스카프 라인은 88만원에서 99만원으로 인상됐고, 쁘띠 듀크(Petit Duc) 더블 페이스 스카프 90은 109만원에서 121만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 하이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은 지난 8일 플라워레이스·팔미르·스노우플레이크 등 주요 컬렉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20일부터 주얼리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대표적으로 로즈드방 반지(핑크골드·다이아몬드·핑크 오팔)는 기존 650만원에서 690만원으로 40만원 인상됐다. 인상률은 약 6%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은 새해 들어 국내에서 판매하는 하이주얼리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플라워레이스·팔미르·스노우플레이크 등 주요 컬렉션의 제품을 6% 가량 올렸다.

 

프레드는 오는 3월 국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상 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프레드는 지난해 2월 약 5~10%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의 30%를 담당했던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가격을 올려도 팔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명품 업계가 한국 시장에서 유독 ‘배짱 영업’을 하는 데 대해 업계에선 “한국 시장에서 명품 가격 저항선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