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는 ‘취향별’, 금은 ‘편의점’에서…설 명절 유통업계 극단 실험

설 명절을 앞둔 백화점과 편의점 진열대의 풍경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설 선물세트 전략을 한층 더 세분화했다. 단순히 비싼 상품을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VIP 고객의 취향과 소비 경험을 정교하게 반영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

 

롯데백화점은 ‘한우 취향 큐레이션’ 선물세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등심·채끝 같은 부위 선택은 물론, 숙성 방식과 선호 등급까지 세분화했다. “같은 한우라도 취향에 따라 고르는 시대”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청담동 하우스오브신세계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설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로스팅 공정을 거친 참기름과 프리미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3~7주간 직접 드라이에이징한 한우 등심·채끝이 한 세트로 구성됐다. 수량과 판매 채널을 제한해 ‘아무나 살 수 없는 선물’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미식 수요를 겨냥한 초고가 상품도 등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30g에 58만원인 카비아리 벨루가 캐비어를 선보였다. 가격보다도 ‘명절에만 만날 수 있는 식재료’라는 상징성이 앞에 섰다.

 

눈길을 끄는 변화는 편의점에서 나타났다. 평소에는 저가·근거리 소비의 상징이던 편의점들이 설 시즌만큼은 초고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가격이 2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오디오 시스템 ‘오디오벡터 네트워크 오디오 패키지’를 설 선물세트로 내놨다. 덴마크 하이엔드 음향 브랜드 제품으로, 실제 판매 여부보다도 “편의점에서도 이런 상품을 판다”는 상징성이 더 큰 화제를 모았다.

 

GS리테일의 GS25는 역대 최다인 18종의 골드·실버 기획전을 진행한다.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 이미지를 활용한 골드바 4종을 준비했고, 중량은 3.75g부터 37.5g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37.5g 골드바 가격은 1010만원에 달한다. 세븐일레븐도 최고급 빈티지 와인 ‘페트뤼스 2008’(880만원) 등 한정판 주류를 설 선물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