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만 없는 시설관리공단 이번엔…

도, 설립 조례안 제출…내년 1월 출범 목표
직영·민간위탁 하수도·환경시설 42곳 통합관리
민주노총 등 “공공성 약화·노동권 후퇴” 중단 촉구

광역자치단체 중 제주도에만 없는 시설관리공단이 설립될 지 주목된다.

 

제주도가 하수도시설과 환경시설을 통합 관리할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해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조례안은 공단 임원 구성, 이사회 운영, 직원 임면, 대행사업 범위, 재무·회계 운영 관련 사항 등을 담았다.

 

제주시 도두동 제주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공사 현장. 제주도 제공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직영 또는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 중인 하수도 및 환경시설을 전문 공공기관인 시설관리공단이 통합 관리해 운영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공공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추진해왔다.

 

2027년 1월 설립을 목표로 이사장과 1실 2본부, 12팀 체계로 구성되며 하수도시설 39곳과 환경시설 3곳이 업무대상이다. 인력은 2029년 이전까지 295명, 제주공공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준공 이후에는 387명으로 확대된다. 공단은 하수시설(하수·위생처리시설)과 환경시설(쓰레기소각·매립·음식물자원화·침출수처리) 등 2개 분야를 담당한다. 애초 공영버스도 포함됐으나 수익성 등을 고려해 지방공기업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제주도는 공단 운영으로 연간 약 77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의회 6년 전 부결로 무산…공영버스 제외

 

제주도는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시설관리공단이 없다. 2019~2020년 추진 당시 도의회가 비용과 타당성을 이유로 부결했었다.

 

이후에도 공공시설물 증가, 적자 확대, 전문 인력 부족, 민간위탁 비용 상승으로 설립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다.

 

도는 지방공기업평가원에 검토를 의뢰한 결과 △법적 적정성 △조직·인력 기준 충족 △재정 수지 개선 △주민 복리 등 모든 항목에서 타당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주민 설문조사 찬성률은 66.2%로, 2019년보다 9.9%p 올랐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공공운수노조 제주지역본부,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가 최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공

지역 노동계는 공공성 약화와 노동권 후퇴를 우려하며 공단 설립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제주지역본부,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는 “도의 효율성 주장 근거는 공단 설립으로 민간위탁 사업 부가가치세와 일반관리비, 이윤이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공단 대상 42개 시설 중 민간위탁은 8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직영은 두고 민간위탁시설을 재직영화하면 공공성은 강화되고 복잡한 공단 설립 없이도 부가세와 일반관리비, 이윤 절감이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또 “직영체제에서 순환보직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제주도 출범 후 지난 80년간 기계·전기·건축·토목·녹지·농업·보건 등 다양한 직렬의 공무원과 공무직 등 공직자들이 공공서비스를 맡아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더구나 도는 시설공단 인력구성에서 계약직 비중을 지금보다 더 늘리겠다고 한다”며 “과연 저임금 계약직을 늘리면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자체 책임성과 공공성을 약화하고, 위험의 외주화와 저임금 계약직 양산으로 노동권을 후퇴시킬 시설관리공단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노조와 민간 위탁 근로자 대표가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확대 구성해 설립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조직 구성과 채용 계획, 임금체계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공무원·공무직 등 3개 노조와 실무위원회를 열어 일반직, 공무직 등 직군 구분 없이 일반직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해 공유하고, 향후 인력 구성 방안을 구체화한다.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조례안 제출은 제주에만 없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도민이 공감하는 공단을 설립하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