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연주와 성악가의 노래·연기 그리고 의상·미술·조명이 한 무대에서 총화하는 종합예술 오페라. 올해도 다양한 오페라가 관객을 만날 채비 중이다.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양촌리로 옮겨온 작품부터 ‘총체예술’로서 오페라가 가진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바그너 대표작까지 다채로운 향연이 펼쳐진다.
새해 첫 무대는 ‘양촌리 러브 스캔들’(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27∼28)이다. 시골 양촌리에 사는 청년 N군이 서울에서 온 최고의 인기스타 A양을 짝사랑하고 있지만 쉽사리 그녀의 곁에 다가서지 못한다. 한편 마을에 불시착한 B중사가 A양을 유혹하며 삼각관계에 빠져든다. 어느 날 약장수 D씨는 N군에게 사랑의 묘약이라며 가짜 약을 팔아서 그를 부추기고, 사랑을 이루기 위해 돈이 더 필요하다는 약장수의 말에 N군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입대를 결심한다. 진실한 사랑에 감동받은 A양은 N군과 행복한 사랑을 이룬다.
이처럼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을 ‘전원일기’풍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2015년 초연 후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구름 모양 말풍선 자막과 한국어 번안 가사를 도입해 마치 TV 드라마 ‘전원일기’를 보듯 친근하게 즐길 수 있다. 연출가 정선영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으며, 테너 김효종이 N군을 연기한다. 소프라노 김나연(A양) 등도 출연해 뮤지컬 같은 재미와 정통 오페라의 음악성을 함께 선사한다.
2026년 최대 기대작은 단연 ‘라인의 황금’(이하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10.29∼11.1)이다.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과 함께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이루는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대표작이다. ‘니벨룽의 반지’ 전막 초연 150주년을 맞아 국립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링 사이클’을 완주할 계획이다.
바그너가 28년에 걸쳐 완성한 ‘니벨룽의 반지’는 난쟁이 알베리히가 훔친 황금을 둘러싼 신과 인간, 거인들의 탐욕과 파멸 그리고 희생을 그린 대서사시. 링 사이클의 위상은 단지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그너는 오페라가 ‘노래가 곁들여진 연극’이 아니라 음악이 서사를 끌고 가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4부작 전체 공연 시간만 16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무대 구현의 난도가 높아 세계적으로도 자주 만나기 어렵다. 1부에 해당하는 ‘라인의 황금’은 신들과 영웅, 난쟁이들이 라인강의 마력의 황금을 둘러싸고 벌이는 서막 이야기다. 국내 공연은 2005년 마린스키 극장이 내한해서 전막을 공연한 게 처음이며 이후 2018년 아힘 프라이어 연출작, 2022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초청작 등으로 선보인 바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프로덕션은 2024년 ‘죽음의 도시’를 지휘한 로타르 쾨니히스와 지난해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으로 호평받은 연출가 로렌초 피오로니가 만든다.
지난해 ‘아이다’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꽉 채우는 대작 제작 역량을 입증한 서울시오페라단은 ‘나부코’(4.9∼4.12)를 공연하고 11월에는 ‘라보엠’(11.5∼11.8)을 무대에 올린다. 장서문 연출로 만들어지는 나부코에는 바리톤 양준모, 아비가일레에 소프라노 서선영·최지은, 자카리아에 베이스 전승현·임채이가 출연할 예정이다.
민간 오페라단의 행보도 활발하다. 솔오페라단은 창단 20주년 기념 무대(7.3∼5)로 라벨의 코믹 오페라 ‘스페인의 시계’와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함께 올려 희극과 비극의 대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누오바오페라단은 ‘호프만의 이야기’(6.26∼28)를 통해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낭만적 오페라의 매력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