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로켓 상용화·스페이스X 효과… 우주 관련 상품 ‘훨훨’ [마이머니]

우주항공 ETF·펀드 수익률 ‘고공행진’

발사 비용 급감 상업 우주 시장 본격화
글로벌 발사체·저궤도 위성통신 급성장
하드웨어·데이터·서비스 등 생태계 확장

하나 ETF 상장 8주 만에 55% 수익률
한투 펀드도 2년간 225% 수익률 기록
스페이스X IPO에 국내 산업 ‘낙수 효과’

민간 우주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우주항공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재사용 로켓 기술의 상용화로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진 데다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상업 우주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산업 전반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 최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2026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련 상품으로 시중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 우주항공 테크기업 상품 ‘고공행진’



25일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발사체 시장과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은 2032년까지 각각 연평균 12%,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재사용 로켓 기술의 상용화로 발사 비용이 과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시장의 진입 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진 점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이런 비용 절감은 위성 발사 수요 폭발로 이어졌고, 자율주행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운용의 핵심 인프라인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순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데이터와 서비스로 산업 생태계가 확장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는 상장 8주 만인 21일 기준 약 55%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순자산 3000억원을 돌파했다. 해당 ETF는 상장 이후 38영업일 연속 개인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상품은 ‘로켓랩’과 ‘조비 에비에이션’ 등 미국 내 핵심 우주 기업을 각각 약 16%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로켓 발사 횟수가 전년 대비 25% 증가하며 시장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점유율 60%를 확보한 미국의 압도적 경쟁력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 측은 향후 스페이스X 상장 시 해당 종목을 즉시 최대 비중으로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 역시 민간 중심의 우주 기술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연초 이후 18.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수익률로 따지면 225.31% 수준으로 우주 관련 공모펀드 중 최상위권 성과를 나타냈다. 전통적인 항공·방산주가 아닌 인공지능(AI) 기반 위성 데이터 분석, 우주 데이터센터, 위성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 신사업을 영위하는 민간 테크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현태 한국투자신탁운용 책임은 “재사용 발사체 등장 이후 인공위성 발사 대수가 급증하며 다양한 파생 수요가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신사업을 영위하는 민간 우주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유일한 펀드로,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던 시기부터 운용해 우수한 성과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밸류체인도 ‘낙수효과’

스페이스X발 훈풍은 국내 우주산업 밸류체인으로도 확산하며 국내 관련주를 담은 ETF의 성과를 견인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우주항공&UAM ETF’는 연초 이후 39.3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레버리지를 제외한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최근 개인 순매수세가 이어지며 순자산은 16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상품은 쎄트렉아이(13.4%), 인텔리안테크(8.9%) 등 스페이스X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국내 중소형 기술주와 한국항공우주(10.1%), 한화에어로스페이스(8.4%) 등 대형주를 담고 있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스페이스X 상장 추진이 촉발한 우주산업 모멘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나사 아르테미스 2호 발사, 누리호 5차 발사 등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고, 분기 흑자로 전환한 중소형주들의 연간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도 뒷받침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액티브 펀드 또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NH-Amundi자산운용의 ‘글로벌 우주항공 펀드’는 연초 이후 15.6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자산 6474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2년 5월 국내 최초로 출시된 이 펀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발사체, 위성, 데이터 서비스 등 밸류체인 전반에 분산 투자한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운용하는 액티브 전략을 통해 스페이스X 상장 국면에서 신속한 종목 편입과 비중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 1000억원 수준이던 순자산은 1년 새 6배 이상 급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권영훈 NH-Amundi자산운용 AI퀀트팀장은 “우주산업은 민간 주도의 시대 개막과 함께 미래 메가트렌드로 부상했으며 글로벌 자본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하는 만큼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이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실적을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관련 기업들의 기술력 입증과 실적 가시화가 향후 펀드 성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