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도 하면 된다”… ‘일 잘하는 CEO’로 변신,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

“공기업도 하면 된다! 실행으로 증명하겠습니다.”

 

공기업은 변화에 둔감하고 관행에 머문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위기 속에서도 절차를 앞세우는 조직 문화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기업의 체질 개선을 정면으로 내세운 인물이 있다.

 

강기윤(사진)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지방의원, 재선 국회의원, 행정학 박사까지 기업·정치·행정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그는 이 같은 이력에서 얻은 실행력과 정책 이해를 공기업 경영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강 사장은 지난 1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일했다”고 밝혔다.

 

그가 공기업 조직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수동적인 업무 문화였다.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우수한 인재들이 관성 속에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 발전공기업 남동발전은 생존의 기로와 마주하고 있지만, 강 사장은 위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지난해 ‘2040 미래로’ 비전을 통해 그가 내놓은 ‘남동 에너지 신작로 2040’, ‘남동 신항로 2040’은 남동발전이 살아남기 위한 과감한 실행과 혁신을 전제로 한 전략이다.

 

특히 강 사장은 수동적이고 관성적인 공기업 조직문화를 걷어내고, 성과 중심 경영과 창의와 도전에 기반한 실행력으로 조직을 재무장했다. 그 결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 기관 가운데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고,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면서 그의 경영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다음은 강 사장과의 일문일답.

 

-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해 공기업 CEO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의 소회는?

 

“2024년 취임 이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것인지 모를 정도로 바쁘고, 신나게 일하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이 일을 통해 우리 회사와 직원들, 그리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큰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 처음 공기업에서 조직문화를 접하고,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영업이나 경쟁이 필요 없는 속성 때문인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우수 인재들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해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기존 공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문화 바꾸고 싶어 ‘창의와 도전 정신’을 경영 방침으로 내세우고, ‘글로벌 기업화’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회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공기업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정부 경영평가에서 A등급 기관 가운데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고,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고성복합 LNG 배관공사 인허가 취득, 10년 이상 지연되던 해남태양광 규제 해소 등 우리 회사의 굵직한 숙원사업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또한 노사합동 대정부 협의를 통해 목재펠릿 REC 가중치 개선으로 회사 손실을 최소화했고, 서울 마곡열병합사업과 광명시흥 집단에너지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안전 최우선 경영을 통한 안전 최우수 등급 확보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저와 노조를 비롯한 전 직원들이 ‘하나 된 남동’으로 똘똘 뭉쳐 ‘일 하나는 똑똑히 잘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어 자랑스럽다.”

 

-현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은 화력 중심의 에너지산업을 신재생 중심의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따라 저희 회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은 단계적으로 폐쇄가 될 예정이다.

 

저 역시 이러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의 미래 성장과 직원들의 일자리 유지를 위해서는 사업구조 다변화와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저는 지난해 ‘남동 에너지 신작로 2040’과 ‘남동 신항로(뉴-실크로드) 2040’을 발표했다.

 

‘남동 에너지 신작로 2040’은 서·남·동해를 연결하는 U자형 에너지전환 정책이다. 2040년까지 석탄 폐쇄에 따른 새로운 U자형 재생에너지 확대해 20대에서 40대를 위한 청년 일자리 50만개 조성, 2040년까지 친환경 설비 2만4000MW를 구축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40년까지 100조원 규모의 경제 유발효과와 연간 3800억원의 햇빛·바람 소득으로 주민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남동 신항로(뉴-실크로드) 2040’은 전 세계 20여개국에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2040년까지 5GW 규모의 해외설비 확보, 국내외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남미 칠레에서 아프리카 콩고에 이르기까지 장장 6만㎞에 이르는 에너지 실크로드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한국남동발전 본사 전경. 한국남동발전 제공

-삼천포발전소 단계적 폐쇄에 따른 경남 지역경제 영향을 우려하는 도민들도 많다.

 

”‘30년 된 노후 발전소는 폐쇄한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삼천포발전소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부임 이후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바로 이 삼천포 현안이다. 폐지 예정 발전소의 일부 용량에 대한 대체 부지가 경남이 아닌 경기, 충북 등 타지로 결정돼 지역경제 타격이 예상되지만, 지역사회에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경남의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직원들의 일자리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삼천포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삼천포 부지와 항구를 활용해 3GW 용량의 수소 전소 발전단지 및 해상풍력 전진기지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천포를 3GW 규모의 수소 전소발전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석탄 운송 선박을 정박하는 삼천포항은 깊은 수심, 잔잔한 해수면 등 해상풍력 기자재 생산과 운반센터로는 적격이라는 평가다.

 

장점을 잘 살려 인근 통영과 전남 신안에서 추진 중인 해상풍력 조성 사업에 필요한 기자재를 생산하고, 기자재를 이송할 수 있는 운반센터 역할과 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으로 해상풍력 전진기지로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으로 삼천포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2037년까지 총 14.3조원의 직간접 투자 요인이 발생하고, 삼천포를 비롯한 경남지역에는 23조원가량의 생산유발효과와 5만4000여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펜싱팀을 창단하는 등 취임 후 다양한 지역 상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일들과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공공기관 지방 이전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 그래서 저는 지역 금융권과 공공기관의 상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은행에 돈이 돌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자금이 필요한 지역민들에게 저리의 자금으로 대출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부임 이후 지역은행과 금융거래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지역은행의 시재금을 예치하고, 정기예금 상품을 투자하고, 연료구이에 필요한 외환거래도 추진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 저금리 대출 지원을 위해 BNK경남은행과 200억원 규모 중소기업 저금리 대출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열악한 지역 스포츠 저변 확대와 지원을 위해 5대 발전공기업 최초로 펜싱 실업팀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동반상생처라는 조직을 통해 지역의 사회공헌단체와 협력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나라 위해 헌신하신 보훈단체 회원, 지역 곳곳에 계신 사회적 약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노력 중이다.”

 

-끝으로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각오나 계획은?

 

“저와 우리 직원들은 우리 남동발전이 1등 공기업이라는 자부심이 굉장하다.

 

제가 사장으로 취임해 직원들에게 ‘창의·도전 정신’으로 과감하게 일하는 능동적인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고자 했는데, 실제 지난 한 해 다른 공기업에서는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일들을 많이 만들어 진행했다.

 

올해 초 신년회에서 ‘단단한 내실화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난해 우리가 만든 미래의 뼈대 안에 내용물을 알차게 채우는 내실화를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 그리고, 남동발전이 공기업 혁신의 표본으로 남아 지금처럼 1등 공기업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