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광명 등 “12억에도 안 판다” 말 달라져…강남 다음 차례 된 수도권 5곳

수지·동작·동안·광명까지 ‘들썩’…중개업소 “요즘은 매도자가 먼저 버틴다”

“강남이 먼저 오르니까, 이제는 우리 차례라는 얘기가 나와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24일 오후 경기 용인 수지구 성복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최근 한 달 사이 매수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중개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관망이었는데, 요즘은 호가부터 다시 묻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중개업소들 사이에선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강남 다음은 어디냐’는 전화를 받는다”는 말이 더 익숙해졌다.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 분위기가 외곽으로 번지고 있다는 얘기는, 요즘 중개업소에선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오간다.

 

◆“13억 매물 쏙 들어갔다”…‘전교 1등’ 된 용인 수지의 변심

 

현장에서 체감하던 변화는 통계에서도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은 경기 용인 수지구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 중반대를 기록하며,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체감부터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당시엔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호가가 먼저 뛰기 시작했다.

 

수지구에서는 이른바 ‘대장 단지’들이 먼저 반응했다. 성복역 인근 대단지 아파트 전용 84㎡는 그동안 넘기 어렵던 가격대를 다시 건드렸다. 2021년 고점 이후 조정을 거쳤지만, 지난해 말 최고가를 새로 썼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성복동에서 10년째 중개업을 해온 한 공인중개사는 “작년 초엔 12억대면 일단 얘기가 됐는데, 지금은 그 가격에선 전화도 잘 안 온다”며 “집주인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중개사는 “요즘은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먼저 전화를 끊는다”며 “예전엔 가격을 조금이라도 맞춰보자고 사정했는데, 지금은 ‘아직 안 팔아요’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고 전했다.

 

◆동작·동안·광명도 ‘들썩’…강남발(發) 온기, 외곽으로 번진다

 

이 흐름은 수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성남 분당은 지난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동작구가 눈에 띈다.

 

여의도·용산과 인접한 입지를 바탕으로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 안양 동안구와 광명 역시 연초부터 오름폭을 키우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한 달 사이 매수 문의가 늘면서, 중개업소마다 가격 문의 전화를 받는 모습이 잦아졌다. 연합뉴스

인근 중개업소들에선 “강남이 너무 앞서 나가다 보니, 이제야 주변이 따라붙는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남 3구와 마·용·성, 과천·분당 등 핵심 지역이 상승을 주도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그 주변부가 뒤따라 움직이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2018년 강남 집값이 먼저 치솟았을 때도 마·용·성이나 분당으로 매수세가 옮겨갔다”며 “지금도 비슷한 흐름을 염두에 두는 매수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키 맞추기 vs 일시적 과열…안갯속 부동산 시장

 

현장에선 “지금이 바닥일지 모른다”는 기대와 “괜히 급하게 움직이는 건 아닐까”라는 경계가 동시에 나온다.

 

매수자들은 “지금 아니면 더 비싸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이야기하고, 매도자들은 “조금 더 지켜보자”며 가격을 쉽게 낮추지 않는다.

 

강남에서 번진 온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중개업소들은 “결국 한두 달 안에 계약서에 찍히는 가격을 보면, 이 흐름이 진짜인지 아닌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