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외 시장 여건을 고려해 올해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14.4%에서 14.9%로, 국내 채권은 23.7%에서 24.9%로 높인다. 해외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계획인 38.9%에서 37.2%로 낮췄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초호황’을 이루고, 외환조달 부담 등을 이유로 당초의 해외주식 투자 비중 일부를 국내로 눈을 돌린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6일 ‘2026년도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의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통상 매년 2∼3월쯤 전년도 결산 등을 심의하기 위해 1차 회의를 열지만, 올해는 외환시장 변동에 따른 전략과 국내주식 비중 등 전체 투자 전략을 전반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1월부터 첫 회의를 열었다. 기금위가 1월에 회의를 연 건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기금위는 당초 올해 국내주식 비중을 14.4%로, 해외주식 비중을 38.9%로 정했다. 그러나 기금위는 이날 해외주식 목표 비중을 37.2%로 1.7%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말 해외주식 목표비중은 35.9%였는데, 올해에는 당초 계획 대비 상승률을 절반 이상 축소했다.
해외주식 목표비중이 축소됨에 따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0.5%포인트 상향한 14.9%로 변경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 비중과 동일한 수준인데, 매년 0.5%포인트씩 국내주식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기존 계획과 달리, 전년도 목표 비중을 유지한 것이다. 국내채권 목표 비중도 23.7%에서 24.9%로 상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주식 목표 비중을 낮춘 만큼 국내주식∙채권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라면서 “기금규모 확대에 따른 외환조달 부담과 최근 수요 우위의 외환시장 환경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식 비중이 많이 늘어난 현실을 반영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원화 약세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올해 1500조원대까지 급증했다. 2019년(약 713조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기금위는 이날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벗어날 때 실시하던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SAA 허용범위는 시장 변동에 따라 자산군별 비중이 목표치에서 일정 수준 벗어나더라도 목표 비중을 유지한 것으로 간주하는 변동 허용 구간이다. 리밸런싱은 시장 변동으로 자산 비중이 이같은 목표에서 벗어날 경우 이를 다시 맞추기 위해 자산을 사고파는 운용 조정을 의미한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된 만큼 리밸런싱을 반복할 경우 시장에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리밸런싱 방식은 기금규모가 현재 절반 수준이었던 2019년에 규정됐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역대급 성과를 내며 기금규모가 크게 증가해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이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어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국민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기금수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을 운영해 나가면서 시장에 대한 영향도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