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극적인 망명과 관련해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냈던 친서 전문이 약 29년 만에 처음 공개됐다.
행정안전부 소속 대통령기록관은 27일 김 전 대통령의 친서를 비롯해 국가 안보, 정책 보안 등 사유로 비공개로 관리해 온 대통령 기록물 5만4000여건을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개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3월19일 장 전 주석에게 보낸 서한에 “지난 2월12일 황장엽 북한 노동당 전 비서 일행이 북경 주재 우리 대사관을 찾아와 망명을 신청한 사건과 관련, 양국 정부는 그간 우호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의를 가져왔다”며 “그 결과 국제법과 국제 관례에 따른 출국이 주선됨으로써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귀국 정부의 협조와 배려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썼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여러 측면에서 미묘한 이번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양국은 상호 입장을 존중하면서 긴밀히 협력해 왔는 바, 이러한 자세는 앞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황씨가 향후 적절한 시기에 한국으로 온 이후에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유지라는 양국 공통의 목표를 염두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중국은 북한의 거센 반발과 항의에도 황 전 비서의 필리핀 출국을 허가했다. 이에 황 전 비서는 필리핀을 경유해 그해 4월20일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외교 기록 외에 이명박 전 대통령 기록물로 2010년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보고한 국가상징거리 조성 계획, 박근혜 전 대통령 기록물인 2013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 등 정책 자료도 포함됐다. 이번에 공개로 전환된 대통령기록물 목록은 28일 대통령기록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상민 대통령기록관장 직무 대리는 “대통령기록관은 앞으로도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비공개 기록물의 공개 전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