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바람의 손자’ 이정후(28)가 중견수에서 포지션을 우익수나 좌익수 등 코너 외야수로 전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샌프란시스코가 리그 최고 중견수비를 자랑하는 해리슨 베이더(31)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MLB 네트워크 존 헤이먼 기자는 27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더와 샌프란시스코가 2년 총액 2050만달러(약 296억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아 베이더를 영입했다는 건 외야수비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00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은 베이더는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중견수다. 베이더가 본격적으로 빅리그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기록한 평균 대비 아웃 기야(OAA)는 76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외야수 중 압도적인 1위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2025시즌에 외야 수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팀 외야진의 합계 OAA는 -18로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다. 주전 중견수를 맡은 이정후의 OAA 수치도 –5로 수비로는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의 OAA도 –9에 그쳤다.
이 때문에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베이더가 중견수를 맡고, 이정후가 수비 부담이 중견수보다는 덜한 좌익수나 우익수 등 코너 외야수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정후는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아울러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베이더가 가세하면 이정후와 라모스의 수비력에도 도움이 되고, 이는 곧 샌프란시스코 투수진이 한결 편한 상황에서 공을 뿌릴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정후 역시 수비 개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최근 샌라몬에서 열린 구단 팬페스트 행사에서 “오프시즌 훈련의 상당 부분을 수비와 외야 훈련에 집중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수비 기술을 날카롭게 다듬고 싶었다”고 밝혔다.
베이더는 리그 최정상급 수비에 지난해에는 약점이었던 타격에서도 데뷔 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지난 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뛴 베이더는 타율 0.277(448타수 124안타) 17홈런 54타점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6을 기록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3.9였다.
베이더는 발도 빠르다. 지난 시즌에 11도루를 기록했고, 통산 105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팀 도루 68개로 리그 29위에 그쳤던 만큼 베이더는 ‘달리는 야구’에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다.
다만 관건은 베이더의 건강이다. 베이더는 대표적인 ‘유리몸’으로 꼽힐 만큼 매 시즌 부상자 명단을 들락날락했다. 게다가 베이더는 타격에서도 선구안이 좋지 않아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은 스타일이다. 출루율이 높은 타입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2할7푼대 이상의 타율이 나오지 않으면 타선에서는 구멍이 될 확률이 높다. 지난 시즌 정도의 타격 생산력을 보여줘야만 주전 중견수로 뛰는 효용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