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9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차장검사·부장검사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홍용화(사법연수원 35기·사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직무대리(차장검사)가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한 서현욱(연수원 35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부장검사급)가 전날 사직 인사를 올린 바 있다. 인사 발표 전후로 검찰을 떠나는 중간간부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홍 차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번 고검검사급 인사에 맞춰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2008년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검사로 첫발을 내딛은 홍 차장검사는 2년여 간 세계은행(월드뱅크) 법률정책국에 선임 법률자문역으로 파견을 갔다가 부산지검과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를 거쳐 대검 국제협력담당관,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장 등을 맡았다. 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인도네시아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줬다는 의혹(국제뇌물방지법 위반 등 혐의) 수사를 지휘해 주목 받았다.
홍 차장검사는 이재명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8월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검사로 발령받았고, 당시 지청장이 특별검사팀 파견 중인 상황에서 지청장 직무대리를 맡아 지청을 이끌어왔다. 그는 사직 인사 글에서 “조직의 큰 변모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사직을 결심해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며 “우리 모두의 집단 지성과 협업을 통해 검찰은 움직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밖에서도 검찰과 동료들을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서 검사는 전날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초임 검사 첫 출근 때 두근거림이 아직 가슴에 남아있는데, 눈떠보니 2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며 “청춘의 아름다운 기억은 이곳에 남겨두고 떠난다.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2023년 9월부터 약 2년 간 수원지검 형사6부장으로 근무하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이끈 서 검사는 2024년 6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해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서 검사는 지난해 8월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다만 민주당이 서 검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곧바로 사표가 수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가 차장·부장검사 인사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과거 대장동 개발비리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을 수사했던 검사들과 지난해 말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 때 반발했던 검사들의 좌천성 인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미 검찰 내 한직으로 꼽히는 법무연수원으로 발령 난 검사장 일부가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중간간부급 검사들의 검찰 엑소더스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