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대학교 입시부터 도입하는 ‘지역의사제’를 두고 지원 자격 요건으로 비수도권 중∙고등학교 졸업을 내걸면서 ‘지역 차별 논란’이 거세자 정부가 “지역에 계속 남을 의사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지역의사 선발 전형이 적용되는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의대 입시를 희망하는 수도권 학생과 학부모들의 열기가 뜨거워진 것과 관련해선 “제도 취지에 어긋난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정부가 2027년도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막바지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의료계 반발이 거세 갈등이 이어질 공산도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7일 열린 지역의사제 도입 관련 기자단 간담회에서 “지역의사제는 의대 입시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다”며 “10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하고, 이후에도 해당 지역에서 남을 의사를 양성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지역의사제는 별도의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의대에 합격해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는 게 골자다. 서울을 제외한 32개 지역 의대에서 202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역의사제 정원을 배분할 지역을 경기·인천, 대전·충남, 부산·울산·경남, 전북, 강원, 광주 등 9개 광역권, 44개 중진료권으로 나눴다.
지역의사 지원 자격으로 해당 의과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중∙고교를 졸업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자 이에 배제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은 “역차별”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현재 서울 거주 학생이 지역의사제가 적용되는 경기 의정부∙남양주 등으로 ‘이사하면 된다’는 식의 입시 전략까지 공유되고 있다.
종로학원이 이날 발표한 중·고등학교 재학생∙학부모 97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지역의사제 지원 자격이 부여되는 지역으로 수험생의 이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69.8%가 긍정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진학을 위해 지역의사제가 적용되는 경기·인천으로 연쇄 이동하는 현상이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의사 선발 전형은 지역에서의 의무복무라는 제한이 강한 제도다. 의료취약지가 있는 진료권에 가서 평생 근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 출신 제한과 관련해 “의료 취약지인 곳을 위주로 분류했다”며 “기존의 의대 정원에서 지역의사를 뽑는 게 아니다. 새로 증원하는 숫자 만큼 별도로 선발하는 것이라 기존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제5차 회의를 열고 2027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논의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32개 의대에서 선발할 지역의사 규모는 보정심에서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의료계가 의대 증원에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의대 증원이라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고 교육의 문제라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한다. 교육 과정과 교육 여건이 과연 마련됐는지를 계속 묻고 싶다”며 “강의실이나 실습 공간이 앞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전체가 망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해법은 증원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인력이 필수∙지역의료를 떠나지 않도록 보상하고 법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의사인력수급추계위(추계위)를 통해 최소 1년 이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책 효과를 검증한 후 결론을 내자”고 의대 증원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해 집단 휴학으로 ‘더블링’이 발생한 24·25학번 의대 학생들도 “이미 실습실이 부족하다”며 의대 증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