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장동혁 대표 등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탈당 권유’를 결정했다. 지난 13일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 처분한 데 이어 친한계 핵심 인사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내린 것이다. 이에 친한계가 강력 반발하며 국민의힘 내에는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탈당 권유는 10일 이내에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별도 절차 없이 제명된다. 윤리위 결정은 공당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포용력을 상실한 것이자 내부 비판의 기능을 스스로 마비시킨 행위다.
윤리위가 밝힌 징계사유는 김 전 최고위원이 유튜브 방송 등에서 장 대표 등을 “혐오·자극적 표현을 사용해 비난·비방했다”는 것 등이다. 김 전 최고위원이 그간 장 대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낸 것은 사실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인터뷰에서 “(부정선거 주장 등)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극단적인 사람들과 손을 잡았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집권과 득표를 위해 영혼을 판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윤리위는 “당 대표는 자연인 인격체가 아니라 하나의 정당기관에 해당하며 당원 개개인의 자유의지의 총합”이라며 “김 전 최고위원 발언은 당의 존립 기반을 위험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가 자유의지의 총합이라는 윤리위의 입장은 지나친 비약이다. 한 전 대표가 지적했듯이 ‘북한 수령론’ ‘나치즘’에서나 볼 수 있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민주정당에서는 원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조율되어야 한다. 당 대표를 비판한다고 해서 내쫓는 것은 민주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윤리위는 “당의 리더십과 동료 구성원, 소속 정당에 대한 과도한 혐오 자극의 발언들은 정당한 비판의 임계치를 넘어선다”고 봤다. 그러나 민주정당이라면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조치는 당의 외연 확장을 가로막고 지지층의 분열을 가속화할 것이다.
‘쌍특검’ 관철을 내걸고 8일간 단식했던 장 대표는 이르면 오늘 당무에 복귀해 모레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최고위에서는 한 전 대표 제명 여부를 최종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사실상 심리적 분당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국민의힘이 대안 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는커녕 내홍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반대파 솎아내기’가 아니라 무너진 보수 재건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