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못만들걸?”…미친듯 뛰는 금값에 ‘27억→386억’ 된 황금박쥐상

2008년 27억 들여 ‘혈세낭비’ 비판…금값 급등에 가치 14배 ‘껑충’

국내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전남 함평군의 순금(24K) 조형물 황금박쥐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조형물에 사용된 순금의 가치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제작 당시인 2008년보다 약 14배나 뛴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함평군이 순금 162㎏ 등을 들여 조성한 황금박쥐상. 함평군 제공

 

28일 함평군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순금 3.75g(한 돈)의 가격은 역대 최고가인 103만4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100만3000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만원대를 넘어선 금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국제 금 가격 상승과 함께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가 맞물리며 국내 금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값 상승에 2008년 함평군이 순금 162㎏과 은 281㎏으로 제작한 황금박쥐상의 현재 가치에도 눈길이 쏠린다. 황금박쥐상에 쓰인 순금 162㎏의 재료 가치를 환산할 경우 386억7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8년 제작 때 들어간 비용 27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나 올랐다.

 

황금박쥐상은 가로 1.5m, 높이 2.1m 크기로 만들어졌다. 은으로 만든 원형 조형물에다 순금 황금박쥐 6마리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황금박쥐 162마리가 1999년 함평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해 2005년 제작에 착수, 2008년 완성됐다. 당시 함평군은 재료비로 약 27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유의미한 관광객 수 증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지역 관광 활성화에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러나 금값이 오를 때마다 황금박쥐상 가치도 매번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엔비디아·비트코인보다 성공적인 투자’라는 평까지 나왔다. 한국금거래소가 공식적으로 집계·공시하기 시작한 2008년 3월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10만~30만 원선에 머물던 국내 금 가격은 2024년 3월 사상 처음으로 40만원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3월 60만 원, 같은 해 10월엔 80만원선을 차례로 넘으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함평군은 그동안 보안 문제를 이유로 황금박쥐상을 함평엑스포공원 인근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한시적으로 전시해 왔다. 2024년부터는 함평엑스포공원으로 이전해 상설 전시로 변경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황금박쥐상은 단순한 금·은 조형물이 아니라 함평의 생태적 가치를 담아낸 순수 자산”이라며 “추가로 박쥐상을 조성하는 것은 금 가격이 올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선을 넘어섰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5028.2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48.5달러 상승해 사상 처음으로 5000달러선을 뚫었다. 최근 2년 동안 두배 넘게 상승한 수치로, 작년 10월 4000달러선을 돌파한 후 상승폭을 계속 키우고 있다.

 

안전 자산인 금과 은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때 상승세를 보이는데, 그린란드 사태와 베네수엘라 공격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로 국제 정세가 혼란에 빠지는 등 거시 불안심리가 커진 게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공급이 한정돼 가치가 유지되는 금은 화폐가치가 추락하거나 금리인하 국면에 통상 강세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