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 85초.”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의 바늘이 자정 85초 전을 가리켰다. 역사상 가장 종말에 가까워진 시간이다.
원자과학자회 과학·안보위원회(SASB)는 27일(현지시간) 지구 종말 시계의 시간을 자정 85초 전으로 앞당겼다고 밝혔다.
지구 종말 시계가 만들어진 1947년 이후 가장 자정에 근접한 시간으로, 지난해 89초보다 자정에 4초 더 가까워졌다.
원자과학자회에 따르면 지구 종말 시계는 ‘인류가 만든 기술이 세상을 파괴할 만큼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도구’이며, 이 시계에서 자정은 더 이상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시점을 의미한다.
SASB는 시계가 앞당겨진 이유로 핵무기 위협 증가, 인공지능(AI) 등 파괴적 기술, 생물안보 문제, 기후 변화 악화, 민족주의 독재 부상을 꼽았다. 러시아·중국·미국 등 강대국들의 공격적 태도가 글로벌 협력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의 빠른 확산을 위협으로 경고한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SASB 의장인 대니얼 홀츠 교수는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AI 도구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를 증폭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이 전 지구적 위협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가로막아 인류가 직면한 재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경고다.
‘지구 종말 시계’는 처음 만들어진 1947년에는 자정까지 7분이 남아 있었지만, 소련이 핵폭탄 시험에 처음 성공한 1949년 자정 3분 전으로 조정됐다. 미국과 소련이 전략핵무기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을 체결한 1991년에는 당시 시간은 자정 17분 전으로 안전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00초 전으로 유지되던 지구 종말 시계는 202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핵무기 사용 우려가 커지면서 90초 전으로 조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