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처럼 설탕세?…李 대통령 언급에 도입 논란 불붙을까

WHO는 2016년 도입 권고…국내서도 2021년 관련 법안 발의후 폐기
도입 논의될 경우 부과범위·소비자 부담 등 논란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설탕에도 담배처럼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설탕세' 도입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은 궐련형 담배 20개비당 841원, 니코틴 용액을 사용하는 전자담배에는 1㎖당 525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이렇게 징수된 부담금은 금연교육·광고, 흡연피해예방과 흡연피해자 지원, 보건교육 및 자료 개발, 보건의료관련조사·연구 등에 사용된다.



당류가 과도하게 들어가 비만·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음료와 식품에도 '담뱃세'처럼 '설탕세'를 매겨 당 섭취 억제를 유도하자는 제안은 기존에도 제기됐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설탕세를 도입한 국가들이 있다.

노르웨이(1981년), 사모아(1984년), 피지(2006년), 핀란드·헝가리(2011년), 프랑스(2012년), 멕시코·칠레(2014년) 등이 이미 설탕세를 도입했다.

이후 2016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에 20% 세율의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뒤 아랍에미리트·태국(2017년), 필리핀·영국·아일랜드(2018년) 등으로 도입이 확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류가 들어간 음료를 제조·가공·수입하는 업자 등에게 '가당음료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었다.

당시 발의된 개정안을 보면 당류 첨가 음료에 당 함량에 따라 100ℓ당 최소 1천원에서 최대 2만8천원의 부담금이 부과되도록 정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당시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됐지만, 이후에도 보건 의료계 등에서는 설탕세 도입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다만, 설탕세 도입이 공식적으로 논의선상에 오른다면 부담금 징수 범위나 정책의 부작용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담금을 음료에만 부과할지 과자나 빵 등 당류가 많이 함유된 다른 가공식품에도 부과할지, 또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어 단맛을 내는 '제로 음료' 등은 어떻게 규제할지 여부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

부담금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식품·음료 제조 과정에서 당 함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예를 들면, 코카콜라 기본 제품에는 100㎖당 11g의 당류가 포함돼 있다. 2021년 발의됐다 폐기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라 계산해보면 시중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4천원 안팎의 1.8ℓ들이 코카콜라에는 198원의 부담금이 매겨질 수 있는데 비슷한 폭으로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부과 범위에 따라서 산업계는 물론 영세 자영업자들의 반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거둬들인 부담금을 비만·당뇨병 예방 사업 등에 투자할지 혹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지역의료 분야 등에 사용할지 역시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