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대구∙경북 행정통합, 선통합 후보완…게임의 룰 바꿔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분권∙재정 구조 개편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구 유출과 산업 기반 약화가 고착된 상황에서 ‘예산 확보’나 ‘기업 유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중앙집권적인 게임 룰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주 부의장은 전날 서울 국회부의장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구 인구가 매년 1만 명씩 줄어드는 데다 인근 대학 정원만 2만명인데도 졸업 후 취직 자리가 없어 대부분이 서울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이 너무 없다. 분권은 해야 된다”며 “게임의 룰을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 지방은 모두 소멸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 27일 서울 국회부의장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분권∙재정 구조 개편과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주호영의원실 제공

주 부의장은 지방이 어려워진 책임을 광역단체장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는 시각엔 선을 그었다. 그는 “4년 단위로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중앙 예산을 좀 더 받아오겠다’,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말이 30년째 반복됐지만 격차는 더 벌어졌다”면서 “대구시 1년 예산이 12조 가까이 되더라도 몇백억짜리 몇 개 더 받아오는 수준으로는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했다.

 

주 부의장은 기업 유인을 위한 ‘제도 경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본사가 있는 기업들의 상속세 문제 등 조세 부담을 낮추고 ‘규제 프리존’을 통해 비수도권을 더 유리한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 규제가 수도권 인접 지역의 산업∙성장 여건을 키웠듯,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권에 더 큰 ‘이전 메리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도 주 부의장은 ‘선통합 후보완’ 방식을 강조했다.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반대 기류가 있는 데 대해 주 부의장은 “통합과 관련 유리해지는 지역도 있는 반면 불리해지는 지역도 생길 수밖에 없다”며 “손해 우려 지역은 보완, 보강해 주고 합쳐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이 단순한 ‘물리적 결합’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내놨다. 주 부의장은 “통합하고 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중앙정부가 가진 인허가권을 지방에 많이 넘겨주고 그다음에 재정권도 보강해 줘야 한다”며 통합 이후 실질적 자치 역량을 키우는 협상이 핵심이라고 봤다.

 

또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다른 권역이 선통합을 통해 4년에 20조원 수준의 지원과 공기업 이전, 국책사업을 확보할 경우 대구경북이 뒤처질 수 있다”며 “다른 지역은 통합된 소위 항공모함 전략으로 가는데 대구경북만 따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행정통합 논의가 6∙3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려 속도를 낼수록 통합의 실익과 지역 내 균형 발전 안전 장치에 대한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통합 이후 설계’가 경쟁적으로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주 부의장은 대구에서 중진 경쟁이 벌어지는 데 대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건강한 토론을 통해 건강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 부의장의 발언은 대구 현안을 ‘예산 확보’가 아닌 ‘구조 개편’의 프레임으로 묶어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경선 국면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행정통합, 군공항, 물 문제는 모두 중앙정부∙국회∙인근 지자체와의 복합 협상이 필수인 만큼, 구체적 재원 설계와 실행 로드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