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로 부활한 LGD… 정철동 ‘소방수 마법’ 또 통했다

‘적자 늪’서 4년 만에 흑자 전환

LG이노텍 성장 이끌었던 정사장
2년전 구원투수로 투입 진두지휘
LCD 축소 … OLED 중심 체질개선
2025년 매출 25.8조·영업익 5170억
“2026년도 순항… 영업이익 1조될 것”

오랜 기간 적자의 늪을 헤매던 LG디스플레이가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국에 밀려 수익성을 잃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먹거리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적중했다. LG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LG디스플레이의 극적인 부활을 두고, 재계서는 ‘정철동 매직’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 엔지니어 출신 기술 전문가인 정철동(65·사진) 사장의 체질 개선책이 회사 부활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28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5조8101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 4년 만에 기록한 흑자다. 경쟁력이 떨어진 LCD 제품 비중을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OLED에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 2020년 32%에 불과했던 LG디스플레이 OLED 매출 비중은 2025년 61%까지 치솟았다. 부가가치가 높은 OLED에 역량을 쏟아부은 덕에 수익성이 대거 회복됐고,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2년여 전부터 LG디스플레이 키를 잡은 정 사장의 항해술이 빛난 셈이다. 정 사장은 LG그룹 내에서 ‘소재·부품’ 전문가로 꼽히는 기술통 경영인이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한 이후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그만큼 기술 이해도가 높아 주요 고객사로부터 신뢰도가 두터운 편이다. 예컨대 정 사장이 직전까지 이끌었던 LG이노텍은 애플의 핵심 부품 공급사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듀얼 카메라, 트리플 카메라, 폴디드 카메라 등 애플이 신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LG이노텍이 독점적으로 생산했다. 애플의 공급 다변화 전략과 업계 치열한 납품 경쟁 속에서도 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정 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LG이노텍 매출을 2배, 영업이익은 3배로 키웠다. LG이노텍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그를 두고 재계서는 ‘정철동 매직’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LG그룹은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LG디스플레이 부활을 위해 2023년 말 정 사장을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믿은 것이다. 그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기술담당, 최고생산책임자(CPO)를 역임한 바 있다.

부임 직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한 탓에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주력인 LCD는 중국 업체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날로 하락하고 있었다. 정 사장은 바로 회사 체질 개선에 나서 TV용 대형 LCD, OLED 비중을 줄이고 스마트폰과 차량에 쓰이는 중소형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전 세계적인 TV 판매 저하로 대형 패널(디스플레이)의 매출이 줄어들던 시기라 중소형 패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그의 지휘 아래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 강자로 탈바꿈했다. 전체 매출 중 중소형 패널(IT, 모바일, 차량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81%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LG디스플레이가 순항할 것으로 점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6조9362억원, 영업이익은 1조3172억원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수익성 위주의 제품 전략 및 비용구조 효율화에 힘입어 향후 연간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