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대장동 민간업자 일당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2022년 9월 기소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판사는 28일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의혹 관련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위례자산관리 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한 정재창씨와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 대표 주지형씨 등 5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민간업자들이 위례 개발사업 추진 당시 확보한 내부 정보가 부패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외부에 알려질 경우 경쟁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고 공직자와 민간업자가 유착해 사회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비밀을 이용해 피고인들이 취득한 것은 사업자 지위일 뿐, 공소사실에 적시된 ‘배당이익’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별개의 행위 및 제3자 행위가 이뤄져야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남시의 계획 승인, 심사, 분양, 아파트 시공 등 후속 단계를 거쳐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사업자 지위와 배당이익이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업자 지위를 취득했다 하더라도 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었고, 취득 액수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며 “사업자 선정 당시 실제 발생할 구체적 사업수익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유 전 본부장 등은 2013년 7월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에 관한 공사의 내부 비밀을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정씨에게 공유해 이들이 설립한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총 211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편취했다고 봤다.
이 사건은 민관합동 사업을 빌미로 공무원과 민간업자들이 유착한 의혹이란 점에서 대장동 사건의 닮은꼴로 평가돼 왔다. 대장동 사건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대행이 일부 무죄 판단에 대한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 무죄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 국빈 방문 중 기자 간담회에서 “원래 무죄가 나오면 무리한 기소라고 비평하는 것 아니냐”며 “기소를 잘못한 것을 탓해야지 왜 법원이 판결을 잘못했다고, 항소해서 판결을 뒤집으라고 하느냐. 이것은 완전히 중립성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