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환율 1420원대로 ‘뚝’… 석 달 만에 최저

1422.5원… 하루 새 23.7원 급락
트럼프 “달러 훌륭” 발언 여파에
달러 가치 휘청… 4년 만에 최저

원·달러 환율이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약세 용인 발언 이후 1420원대로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3.7원 내린 1,422.5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7원 급락한 1422.5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낮은 1431.0원으로 출발해 1430원대 초반을 오가다 내림폭을 키웠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해 10월20일(1419.2원)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 가치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96.05(오후 3시30분 기준)로 202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달러화 가치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이오와 일정을 위해 출발하기 전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아니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참가자들은 이 발언을 달러 매도를 강화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미·일 당국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압박받던 상황에서 나와 파장이 컸다”고 전했다. 캐피탈닷컴의 시니어 시장분석가 카일 로다는 로이터통신에 “이는 달러화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보여준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변덕스러운 무역·외교·경제 정책을 고수하는 한 달러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일본은행(BOJ)과 뉴욕연방은행이 ‘레이트 체크’(rate check)에 나선 가능성이 제기되며 내림세로 돌아섰다. 레이트 체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외환 거래 현황을 묻는 것으로 당국의 시장 개입 전 단계로 여겨진다. 글로벌 달러화 가치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와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으로 최근 4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민당국 요원에 의한 총격 사망 사건 여파로 미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을 높인 것도 달러화 약세에 한몫했다. 이 때문에 월가 안팎에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나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화폐 가치의 질적 저하에 대비한 투자 전략) 논란이 재개되면서 달러 대신 금값이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