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법 추진에… 유엔사 “정전협정 정면 위배”

“유사시 유엔사 책임” 거듭 반대
정동영 “입법은 국회 권한” 반박

유엔군사령부가 여당이 추진하는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DMZ)과 관련, “DMZ법 통과는 정전협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28일 밝혔다. 유엔사는 지난달 군사분계선(MDL) 남쪽 DMZ 출입 통제는 유엔사 권한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보다 더 수위가 높은 입장을 표시한 것이다. 평시 한반도 정전 체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유엔사가 특정 현안에 대해 기자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정부는 법제정이 입법부 고유 권한임을 분명히 밝혀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상공에서 독수리가 남북을 가르며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사 관계자는 28일 서울 용산기지 드래곤힐로지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DMZ법이 통과되면 법리적으로나 합리적으로 해석할 때,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 적용 대상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군사분계선 남쪽 DMZ에 대한 관할권이 유엔사에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더불어민주당 이재강·한정애 의원 등은 비군사적·평화적 목적에 한해 DMZ 출입권을 한국 정부가 행사한다는 내용을 담은 DMZ법을 발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이 DMZ 내 민간인 출입 통제권을 갖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는데, DMZ법은 출입 통제권을 제삼자(통일부 장관)에게 넘겨주면서도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일에 대한 책임은 유엔군사령관에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사 관계자는 “DMZ 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전쟁이 다시 발발하면, 그 책임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유엔군사령관에게 지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사 관계자는 “유엔사는 군사 조직이지 국가가 아니므로 주권(sovereignty)을 가질 수 없다”며 “정전협정은 (한국의) 주권을 양도하는 것이 아니라, DMZ 남측 구역에 대한 관할권과 통제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관련 질문에 “유엔사가 얘기한 건 유엔사의 입장인 것이고 국회가 법을 제정하는 것은 입법부의 고유 권한”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