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승세에 올라탄 국내 자본시장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해외 증시와 비교해 비대칭적이란 평가가 많았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규제를 개선한 데 이어 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여유자금 규모가 지난해 기준 1400조원대까지 불어난 기금의 경우 자산운용 기본방향에 코스닥 등 국내주식 투자를 명시, 국내 혁신 성장 기반 조성 등 공적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생산적 금융과 자본시장 선진화에 박차를 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면서 “이를 위해 근본적인 산업경쟁력 제고를 추진하고, 자본시장 체질 강화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이를 위해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내달 중 시행령을 개정해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대상 투자액 한도를 확대하고, 부실기업 신속 퇴출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대상 투자액 한도 확대는 현행 1인당 누적 3000만원이었던 소득공제 적용 투자액 한도를 매년 2000만원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코스닥에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
기획예산처가 이날 발표한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기본방향)에도 투자 시 고려사항에 코스닥 등 국내주식 투자가 반영됐다. 코스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코스닥 시장에 자금 유입 물꼬를 터 ‘삼천닥’(코스닥 3000) 달성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그간 기금 여유자금은 각 기금관리주체가 자산운용방침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영됐는데, 정부는 규모 확대로 기금의 공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 따라 처음으로 자산운용 공통기준인 기본방향을 마련했다.
기획처에 따르면 반도체·자본재를 중심으로 올해 주식시장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증가에 따른 증권사 반대매매 등은 제약 요인이다. 그러면서도 주주환원 등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가 형성될 경우 국내 증시에 대한 구조적 저평가 해소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 증시 전망이 나쁘지 않은 만큼 67개 기금의 여유자금(1222조원·2024년 평균잔액)을 활용, 국내 주식 시장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특히 연기금이 코스닥이나 벤처투자를 늘리면 혁신 생태계 조성이나 신성장 동력 발굴 등에 있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연기금의 해외투자 비중은 2009년 7.7%에서 2024년 43.6%로 급증한 반면 국내주식 비중은 2010년 12.7%에서 2024년 13.1%로 정체 상태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는 5조8000억원으로 2024년 기준 국내주식 투자 규모의 3.7%에 머물러 있다.
기획처는 기금운용평가지침도 개정해 현재 코스피 지수로만 구성된 기금평가 기준수익률(벤치마크)에 코스닥 지수를 5% 혼합, 기금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벤처투자 가점도 현 1점에서 2점으로 늘리기로 했다. 기획처는 “국내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 코스닥 종목을 편입·확대해 투자 다변화 및 혁신 성장 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다만, 각 기금이 얼마를 (코스닥 등에) 투자하느냐는 사전에 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은 이날 30.89포인트(2.73%) 오른 1164.41에 거래를 마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9.91포인트(1.76%) 오른 1153.43으로 개장한 코스닥은 오전 한 때 1108.43까지 떨어졌지만, 빠르게 반등하며 저력을 증명했다. 코스피도 사상 처음 5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장보다 72.61포인트(1.40%) 오른 5243.42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5252.61까지 치솟으며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5183.44)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오전 한 때 5073.12까지 떨어졌으나 점차 회복해 전장보다 50.44포인트(0.98%)오른 5221.25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