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두아들 이어 회장까지 줄줄이 유죄…남양유업 “오너리스크 이제 끝”

홍원식 前회장, 1심서 징역 3년
부인과 두아들 모두 징역형 집유
남양유업 “개인 일탈…현 체계와 무관”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부인과 두 아들 역시 유죄가 인정됐다. 남양유업 측은 수년간 이어져온 오너 리스크에서 벗어나 회사 정상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에게 전날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3억7600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에게 적용된 8개 혐의 중 배임수재 등 2개 혐의, 약 73억원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6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및 면소 판단했다. 법인 소유의 차량과 별장 등 30억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도 유죄로 봤다. 다만 홍 전 회장의 나이와 건강 상태, 남양유업과 주주들에 대한 피해 회복 방안 마련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회장으로서 회사의 모든 의사 결정권을 실질 행사하던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남양유업의 상장기업으로서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공중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모범이 돼야 할 피고인의 범행이 장기간 지속돼 회사 내부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던 담당자들도 각자 알아서 거래 업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양유업이 제3자에 인수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피고인이 운영하는 기간 회사가 최초로 1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고, 피고인이 민사 분쟁에서 최종 패소해 남양유업에 대한 모든 지위를 상실해 이 사건은 사후적 평가로서의 의미만 남았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의 범행 규모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에게 정상 참작할 사유를 고려하더라도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반면 검찰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당시 남양유업이 업체를 부당하게 끼워 넣어 회사에 손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분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불가리스’ 제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을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봤다. 증거 인멸 교사 혐의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친척을 납품업체에 취업시켜 급여를 받게 한 혐의도 부정 청탁에 따른 별도 이익으로 볼 수 없다며 제3자 배임수재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납품업체들로부터 광고 수수료 및 감사 급여 명목의 돈을 받아 횡령했다는 혐의도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면소 및 무죄 판단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부인 이운경 전 고문과 아들들이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한 모습. 

 

한편 회사 자금 약 37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홍 전 회장의 부인 이운경 전 고문과 홍진석 전 경영혁신추진담당 상무, 홍범석 전 외식사업본부장 상무보도 같은 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고문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홍 전 상무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홍 전 상무보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남양유업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2024년 1월 경영권 변경 전 특정 개인들의 일탈 행위와 관련된 과거 이슈라며 현재의 지배구조와 경영 체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남양유업은 경영권 변경 이후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 준법지원 체계 강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와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현재의 안정적인 경영 기조나 사업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과거 회사에 중대한 부담으로 작용해 왔던 오너 리스크가 제도적으로 마무리되는 계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