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러트닉 한자리에… 韓·美 외교의 장 된 ‘이건희 컬렉션’

워싱턴서 갈라쇼… 美거물 총출동

백악관·상원·재계 등 270명 참석
6·25 참전용사 초청… 감사 인사도

트럼프 관세 발언 불안한 상황 속
고위급과 스킨십 긍정 효과 기대
2월 1일 해외 순방 전시회 폐막

“6·25 전쟁 등 고난 속에서도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이건희(KH) 컬렉션’ 갈라쇼에서 두 선대회장의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미술품 기증의 토대가 된 사회공헌 철학을 소개했다. 갈라쇼는 ‘이건희(KH) 컬렉션’의 첫 해외 순회전인 ‘한국의 보물(Korean Treasures)’ 전시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념한 것이다. 이번 컬렉션은 대한민국의 국격과 K미술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25%’ 폭탄 발언 이후 국내 반도체 업계와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갈라쇼를 통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등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 만나 민간외교 사절 역할도 톡톡히 했다는 후문이다.

 

“한·미 국민 더 가까워질 계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 초청한 6·25 참전용사들을 향해 “6·25 전쟁 당시 3만6000명이 넘는 미국 참전용사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한국은 지금처럼 번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갈라쇼 인사말에서 행사에 초청한 루디 B 미킨스 시니어 등 6·25 참전용사 4명을 향해 “6·25 전쟁에 참전했던 영웅들을 이 자리에 모실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당시 3만6000명이 넘는 미국 참전용사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한국은 지금처럼 번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을 통해 한·미 양국의 우호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미국과 한국의 국민이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 작품까지 컬렉션의 범위를 넓히고 다양화하는 데 헌신했다”고 어머니인 홍 명예관장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갈라쇼에는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가가 총출동했다.

행사에는 러트닉 장관과 로리 차베스 디레머 노동부 장관,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등 미국의 정·관계 인사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 경영진, 문화계 인사 등 27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는 텍사스주의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과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 한국계인 앤디 킴 민주당 상원의원과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 등도 눈길을 끌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웬델 윅스 코닝 회장,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최고경영자 등 국내외 재계 인사도 함께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NMAA)에서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 첫 해외 순회전인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는 지난해 11월15일 개막해 다음 달 1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전시는 이 선대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2만3000여점의 작품 중 선별된 330여점으로 구성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문화유산 172건 297점(국보 7건·보물 15건)과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4점이 소개됐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홍도의 ‘추성부도’, 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유명해진 ‘일월오악도’, 고려 ‘청자 상감운학문 완’, 김환기의 ‘산울림’ 등이다.

이번 순회 전시에는 총 6만5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누적 관람객은 약 6만1000명이다. 1월 중순 기준 하루 평균 관람인원은 874명이다. 올해 미국 시카고박물관과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도 순회전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