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담보 거액 대출 논란… SK증권, 뒤늦게 쇄신안 ‘진화’ [경제 레이더]

“사외이사 의장 선임 독립성 제고”

SK증권이 무궁화신탁 회장에게 내준 주식담보대출이 부실 논란을 빚자 이사회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쇄신안을 내놨다. 1000억원대 자금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자 뒤늦게 진화에 나선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내부통제 조직을 격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했다.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아 경영진의 독단적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이사회를 리스크 관리를 주도하는 핵심 기구로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SK증권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가 약 57%를 차지해 법적의무(과반)를 넘어선 독립적 견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SK증권 설명이다.

SK증권 사옥. 사진=SK증권 제공

이번 논란은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을 상대로 실행한 대출이 발단이 됐다. SK증권은 2019년부터 오 회장의 비상장주식을 담보로 총 1300억원대 대출을 주선했으나, 무궁화신탁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며 집행 5개월 만에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 무궁화신탁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재무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2024년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받기도 했다. 특히 문제는 담보물이 유동성이 없는 비상장주식이라 즉각적인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대출금 중 440억원가량은 개인 투자자 등에게 재매각된 상태라 상환 지연에 따른 파장도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오 회장이 차입금을 활용한 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가중된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대출 실행을 위해 내부 규정까지 개정된 정황과 당시 경영진과의 사적 인연 등이 거론되며 리스크 관리와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로선 불완전판매나 내부통제 미흡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관련 검사 부서가 현황 파악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