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1년 가까이 김치냉장고에 숨겨 보관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백상빈)는 29일 살인 및 시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2024년 10월 20일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4년간 교제해 온 여자 친구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가방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숨긴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는 김치냉장고 내부 온도를 최저로 설정해 시신을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이후 숨진 B씨 명의로 8800만원을 대출받아 생활비로 사용했고, 고인의 휴대전화로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마치 B씨가 살아 있는 것처럼 꾸몄다.
B씨의 동생은 언니가 전화 통화는 하지 않고 메신저로만 연락하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지난해 9월 경찰에 실종 의심 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이 B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하자 A씨는 동거 중이던 다른 여성에게 전화를 대신 받게 했지만, 이 여성이 “나는 B씨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범행은 11개월 만에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여자 친구가 주식 투자 문제로 무시하는 말을 해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하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겼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첫 공판에서는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어떤 이유로도 침해될 수 없는데도 피고인은 언쟁 끝에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했다”며 “이후 시신을 차디찬 김치냉장고에 11개월간 유기해 고인의 마지막 존엄성까지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반성을 말하면서도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점을 고려하면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