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1-29 18:24:37
기사수정 2026-01-29 18:24:36
근무시간 아니라며 거부…"변호인 조력 받을 권리 침해"
주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을 불허한 교도소의 조치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박현우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제기한 '변호인 접견 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위원장은 토요일인 2023년 2월 18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국정원 제주지부에 인치됐다가 같은 날 오후 제주교도소에 구금됐다.
그의 변호인은 당일 오후 6시 30분께 체포적부심사 준비를 위한 접견을 신청했으나 교도소 측은 불허했다.
근무 시간이 아닌 데다 변호인이 예약도 하지 않았고, 체포적부심이 휴일에 이뤄질 경우 수용자는 미리 법원에 출석해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전 위원장은 이런 교도소 조치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교도소의 접견 신청 불허 조치가 직원 휴무를 보장하는 한편 주중보다 인력이 적은 상황에서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교도소 직원의 근무 시간 외 변호인 접견을 허용하면 접견 업무에 별도 인력이 필요해진다며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했다.
하지만 이 조치로 박 전 위원장이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와 방어권을 크게 침해당했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판단했다.
교도소가 접견 불허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공익에 비해 제한되는 사익이 크다고도 했다.
헌재는 체포된 피의자는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해야 하는 만큼 체포 당일 변호인 조력을 받는 게 특히 중요했다고 짚었다.
체포 직후 신속하게 변호인을 접견하는 것은 체포적부심 청구뿐 아니라 수사 초기의 대응과 방어권 행사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당시 직원 근무 시간이 아닌 만큼 원칙적으로 변호인 접견은 제한되지만, 박 전 위원장의 경우 미결수용자 처우를 위해 접견이 특히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교도소 인력 사정상 당시 접견을 허용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헌재 측은 "이미 종료된 행위에 대해 위헌확인 결정을 선고한 것은 향후 비슷한 기본권 침해의 반복을 막아 체포적부심 청구를 위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권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교정 실무가 개선되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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