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에도 공공기관에 지정되지 않았다. 금감원의 권한 확대 등에 따라 외부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정부는 공공성·투명성 제고를 조건으로 내걸고 지정 유보했다. 공공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하게 경영평가를 실시한 뒤 내년에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재정경제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재로 29일 열린 제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올해 324개 공공기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11개 늘어난 것이다. 공운위는 한국관세정보원,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양육비이행관리원,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한국스포츠레저(주), (재)한국통계진흥원, 공간정보산업진흥원, 한국물기술인증원, 국립농업박물관, 중앙사회서비스원,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정부지원액이 총수입의 50%를 넘는 등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이었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기타공공기관으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정부기관으로 올해 유형이 변경됐다.
관심을 모았던 금감원은 올해에도 지정을 피했다. 곧바로 공공기관에 지정될 경우 관리·감독체계 중첩 등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각종 유보 조건을 부여한 뒤 이행 여부를 심사해 내년에 지정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공운위가 금감원에 부여한 유보 조건을 보면 경영관리 측면에서 △올해 중 정원조정·조직개편 시 주무부처와의 협의 명시화 △기관장 업추비 상세내역 등을 포함 알리오 통한 경영공시 강화 △복리후생 규율 항목 확대 등이 포함됐다.
공운위는 또 제재 위주에서 사전·컨설팅 검사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함께 검사결과 통지 절차 마련 및 기타 검사·제재절차·면책 등 금융 감독 쇄신방안 역시 마련해 시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발표된 ‘금융소비자 보호 개선 로드맵’의 충실한 이행도 강조했다. 재경부는 “이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지정유보 조건을 금감원 경영평가 편람에 엄격히 반영해 공운위에 보고토록 했다”면서 “향후 유보조건 이행에 따른 경영효율화 성과 등을 보아가며 내년에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운위는 이와 함께 공운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함에도 미지정된 기관의 목록과 미지정 사유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기관들의 자율 경영공시 현황과 임원연봉 등 주요 공시항목 분석 결과 역시 알리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구윤철 부총리는 “공공기관은 국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대한민국 경제대도약과 초혁신경제 구현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군살은 제거하고 국민 서비스 만족도는 개선하는 기능개혁을 추진하고 AI 활용 및 투자를 본격화하며,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공공기관이 실질적으로 기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