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벽에 막힌 군소정당 원내 진입 문턱 낮아지나

‘비례 3%룰’ 위헌 결정 의미

“소수정당 이유로 비례 제외 안돼”
기본소득당 “정치개혁 역사적 판결”
군소정당 일제히 환영의사 밝혀
“극단주의 의회진입” 소수의견도

2028년 4월에 치러지는 제23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군소정당의 원내 진입 문턱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가 29일 이른바 ‘정당지지율 3% 봉쇄룰’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당선자수에 연동해 배분하는 준연동제 방식으로 배분한다. 다만 공직선거법 제189조 1항에 따라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또는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만 배분 자격이 있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이 없었을 경우를 가정하면 지난 22대 총선 당시 원내 진입에 실패한 자유통일당(2.26%), 녹색정의당(2.14%), 새로운미래(1.7%)도 각 1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의 의석은 각각 1석씩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된다.



헌재도 군소정당의 원내 진출이 쉬워지는 데 따른 부작용보다 거대 양당제의 문제점을 무겁게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는 “군소정당이라 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고, 사회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국민적 합의의 도출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시키는 정도가 아니라면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의석 배분의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비례대표제를 택한 많은 나라들도 저지조항을 두고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지를 얻은 정당만이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극소수의 지지만을 받고 있는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 활동이 크게 고무될 우려가 있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의회정치를 방해하고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헌재 결정에 군소정당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전환점이 될 역사적 판결이라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일관된 입장으로 다당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꿋꿋하게 정치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그동안 3% 봉쇄 조항으로 인해 진보정당 등 작은 정당들은 표를 받은 만큼 의석을 얻지 못하고 원내 진출이 제한되거나 좌절됐다”며 “헌재의 현명하고 합리적 판단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국회는 23대 총선 전에 공직선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다만 군소정당 난립을 탐탁지 않아 하는 거대 양당이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헌재 판결과 별개로 지방선거에 적용되는 지방의회 ‘비례대표 5%룰’이 있고, 이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복수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제대로 논의된 적은 없다”면서 “우선 6·3 지방선거의 지방의회 비례대표 배분 방식에 대한 논의가 급한 상황이라 국회의원 비례대표 문제는 언제, 어떤 형태로 논의가 시작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