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루나미’ 생리대 99원 동결”…역마진 감수한 ‘물가 안정’ 총대

정부 실물경제 정책에 부응 움직임
쿠팡의 PB상품 ‘루나미’ 생리대. 쿠팡 제공

 

쿠팡이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로 팔리는 PB상품의 생리대 가격을 최저 99원에 제공하기로 했다.

 

고객 수요가 높은 중형과 대형 생리대 가격을 각각 개당 99원, 105원으로 최대 29% 인하해 동결한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한미 통상 사태로 비화해 오해가 커지자,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물가 민감 품목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등 정부 실물경제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기 제조사·PB 브랜드보다 저렴한 최저가 수준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쿠팡은 생리대 전문 PB 브랜드 ‘루나미’의 개당 생리대 가격을 크게 낮춰 동결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부터 적용 예정으로 유한킴벌리, LG유니참 등 생리대 전문 제조사를 제외한 국내 유통업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루나미의 대표 상품은 중형 18개입 4팩(9390원·개당 130원), 대형 16개입 4팩(9440원·개당 148원)이지만 이번 인하 조치로 같은 중형 18개입 4팩 제품은 7120원, 대형 16개입 4팩은 6690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해외 생리대보다 우리나라 제품이 40% 가까이 비싸더라”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이 대통령의 지나치게 높은 생리대 가격 지적에 중저가 제품 보급 확대를 일제히 알렸다.

 

쿠팡은 중저가대의 신규 생리대 신제품을 출시해 보급을 확대하기로 한 유한킴벌리 등 제조사들보다 그 시기를 더 앞당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문은 당장 오늘 내일부터라도 생리대 물가를 안정시키자는 것인데, 쿠팡이 앞장서서 먼저 가격을 인하하고 손실분을 부담하면서 물가 안정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쿠팡이 PB 생리대 가격을 최대 29% 인하하면서 ‘최저가 생리대’의 공식도 향후 바뀔 전망이다.

 

동종 PB상품인 이마트 노브랜드 상품(중형 32개입) 상품은 개당 118원으로, 쿠팡의 개당 가격(99원)이 16% 더 저렴하다.

 

루나미 생리대는 100% 국내 생산되는 중소 제조사 상품이다. 빠른 흡수력과 부드러움으로 인기를 얻어왔다고 쿠팡은 설명했다.

 

◆하락분만큼 손실도 전액 부담…정부 부응 움직임 해석

 

쿠팡은 판매가 하락분 만큼 발생하는 손실은 전액 자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최대 29%나 가격을 인하해 동결시키겠다는 것은 제조사 상품을 종전 가격으로 공급을 받지만, 시장의 가격 흐름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춰 손실을 떠안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주요 생필품 가격을 동결시키거나, 역마진을 보면서 판매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2월 팬데믹을 맞아 시중 마스크 가격은 오픈마켓에서 개당 1만원까지 치솟았고 당시 정부가 구매를 제한하자, 쿠팡은 손실을 보면서 마스크당 가격을 500~1000원에 로켓배송하기로 했었다.

 

마스크 제조업자들이 공급 대비 수요가 폭발하자, 상품 가격을 비싸게 매겼는데 쿠팡이 이를 매입해 가격을 낮춰 판매했다.

 

당시의 마스크 가격 동결로 인한 쿠팡 손실은 5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쿠팡을 찾아 보건·위생상품과 관련한 쿠팡의 조치에 감사의 뜻을 나타낸 바도 있다.

 

PB상품인 ‘탐사수’도 매년 600억원 이상 손실이 나는 것으로 알려진 쿠팡의 주요 역마진 상품이다.

 

로켓배송이 ‘식품 사막’ 지대로 불리는 도서산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쿠팡의 생수, 마스크 등 생필품은 집 인근에 할인점이 없는 소비자들에게 필수상품으로 통하고 있다.

 

일각에선 쿠팡의 이번 생리대 가격 인하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한미 통상 갈등으로 비화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실물경제 정책에 부응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 생계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로켓배송을 통해 정부의 실물경제 정책을 적극 지원하는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