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4)씨는 최근 연일 상승 랠리를 거듭하는 코스피·코스닥이 자신의 출·퇴근길 풍경을 180도 바꿨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하철에서 주식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를 켜놓고, 증권사 앱으로는 바로 주식을 사고파는 게 일상이 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제 지하철에서 마음 편히 자거나 재밌는 쇼트폼 영상만 보고 있을 수가 없다”며 “일과 중에는 계속 증시를 들여다볼 수 없어 출·퇴근 시간을 주로 주식 거래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씨와 같이 출·퇴근길 주식거래에 나서는 직장인의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운영하는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40분∼8시)의 이달 1∼29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806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조50387억원)의 세 배가 넘는 금액이다. 프리마켓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4631억원에서 4조2689억원으로 192%, 애프터마켓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756억원에서 3조5375억원으로 229% 폭증했다.
국내 주식시장 전체에서 프리·애프터마켓이 차지하는 비중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이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32조961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 12.8%로 상승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프리·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이 16조2876억원을 찍으면서 국내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22.5%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증시 활황에 ‘포모’(FOMO·기회상실 공포) 심리가 커지며 주식거래를 시작하는 직장인이 늘고, 프리마켓을 통해 밤사이 글로벌 이슈에 신속히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오천피’(코스피 5000)를 뚫고 순항하는 가운데 정부 지원으로 코스닥 역시 ‘천스닥’(코스닥 1000)을 넘어 ‘삼천스닥’ 달성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프리·애프터마켓을 이용하는 투자자 수도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곽진 한국투자증권 eBiz본부장은 “글로벌 증시 흐름과 국내 증시 간 시차를 메우는 프리마켓의 구조적 역할이 계속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 역시 프리마켓 오픈을 준비 중인 만큼 장 전 거래는 단순한 시장 확장을 넘어 투자 판단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서 그 중요성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