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결혼식이 서울 강남권에서 열린다면 최소 10만 원 넘는 축의금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 강남권 결혼식장의 1인당 평균 식대는 꾸준히 상승을 거듭해 9만 원대에 진입했다.
한국소비자원은 30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5년 12월 결혼서비스 가격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14개 지역 40개 도시에 있는 결혼식장 351곳과 결혼준비대행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5~31일 진행됐다.
조사 결과 결혼서비스 전체 비용(결혼식장과 스드메 등 모두 합산)은 14개 지역 평균 2091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2086만 원에서 0.2%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강남지역의 결혼식 비용은 평균 3599만 원으로 지난해 10월보다 2.8% 상승하며 4월 조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강남지역의 1인당 평균 식대는 지난해 10월 8만8000원에서 12월 9만 원으로 2.3% 오르며 처음으로 9만 원대 진입했다.
소비자원은 “상위 10% 고가 예식장의 식대가 18.3% 상승하며 전체 중간 가격을 끌어올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결혼식 평균 비용이 가장 낮은 곳은 경상도였다. 이 지역의 결혼식 평균 비용은 1228만 원으로 강남권의 3분의 1 수준이다.
‘스드메(스튜디오, 웨딩드레스, 메이크업)와 관련해서는 비수도권 지역이 상대적으로 비쌌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의 스드메 서비스 계약금액(중간가격 기준)은 330만 원으로 지난해 10월(350만 원)보다 5.7% 줄었다. 중간가격은 가격을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정확히 중앙에 위치한 값을 의미한다.
하지만 조사 대상 14개 지역 중 광주는 343만 원으로 나타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 평균은 293만 원이다. 인천과 울산의 스드메 가격은 각각 23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스드메 가격의 지역별 격차 원인을 일부 요인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다만 비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남 등보다 결혼준비 대행업체 수가 많지 않다보니 몇몇 업체가 가격 구조를 결정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결혼 준비의 첫 관문인 ‘스드메’ 비용이 치솟으면서 ‘스드메플레이션(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결혼 비용이 치솟는 ‘스드메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 웨딩’ 트렌드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웨딩드레스를 ‘직구’와 ‘중고거래’로 해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해 11월 유통업계에 따르면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올해 2·3분기 한국의 웨딩드레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웨딩 베일, 브라이덜 숄, 플라워 부케 등 결혼식 액세서리류도 3분기 거래액이 직전 분기보다 40% 넘게 급증했다.
국내 중고 거래 시장도 뜨겁다. 당근마켓에서 ‘웨딩드레스’를 검색한 횟수는 2023년보다 2024년에 15.8%, 올해는 작년 대비 23.8% 더 늘었다.
드레스뿐 아니라 머리띠·왕관·면사포 등 결혼 소품 거래도 활발하다. 실제로 ‘1만원대 드레스’, ‘무료 대여 나눔’ 등 실용적 거래 게시물이 수백 건에 달한다.
소비트렌드 전문가는 “요즘 MZ세대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의 만족’을 추구한다”며 “결혼식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처럼 일생일대의 ‘호화 이벤트’가 아닌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합리적 소비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스드메플레이션’은 단순한 물가 상승이 아닌 전통적인 결혼 산업의 관행에 의문을 던지는 현상”이라며 “소비자들이 고비용 패키지 구조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