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미 천안시 복지정책국장은 노인정책을 설명하며 ‘속도’라는 표현을 먼저 꺼냈다. 고령화의 진행 속도가 행정의 대응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천안시가 노인일자리 정책을 단순한 복지 지원에서 벗어나 도시 전략 차원의 정책으로 전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안은 지금 ‘일하는 노후’라는 키워드로 초고령사회의 해법을 찾고 있다.
-천안시가 말하는 초고령사회 ‘일하는 노후’란.
▲노인을 단순히 돌봄의 대상, 지원의 대상으로만 보면 정책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다. 은퇴 이후에도 사회와 연결돼 있고 역할을 가질 수 있을 때 건강과 삶의 만족도가 유지된다. 그래서 천안시는 노인일자리를 단순 소득지원이 아니라 사회 참여 정책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하는 노후’는 일을 강요하는 개념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참여의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 천안시는 노인을 보호 대상으로만 구분하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즐겁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동행을 추진하고 있다.
-규모가 상당하다. 관리가 쉽지 않을 텐데.
▲현재 천안시에서는 9개 수행기관이 100여 개에 달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운영하며 약 5000명이 넘는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이 확대될수록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다. 단순히 사업 숫자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수행기관별 역할을 명확히 하고 현장 점검과 평가를 통해 사업 품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는 ‘많이 하는 것’보다 잘 운영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신노년 맞춤형 직무 확대와 돌봄 서비스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정책의 방향은 어디에 있는가.
▲최근의 노인정책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이나 돌봄 확대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노인의 경험과 역할을 지역 문제 해결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신노년 세대는 오랜 사회 경험과 책임감을 갖춘 분들이다. 이분들이 지역사회 돌봄, 생활안전, 취약계층 지원 같은 영역에 참여하면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고, 어르신 스스로도 사회적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돌봄 역시 마찬가지다. 고독사나 건강 악화는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안부 확인, 정서 지원, 외출 동행 같은 작은 돌봄이 결국은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 그래서 천안시는 예방 중심 돌봄 체계와 참여형 노인일자리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를 ‘복지가 아닌 도시의 미래’라고 표현한 이유는.
▲노인일자리는 단순한 예산 지원으로 바라보면 한계가 있다. 저는 이것을 ‘착한 투자’라고 표현하고 싶다. 어르신들의 소득은 다시 지역 소비로 이어지고, 교통안전·환경 관리·돌봄 서비스는 행정 부담을 줄인다. 결국 노인일자리는 복지 정책을 넘어 도시가 지속되기 위한 기반 정책이다. 천안시는 올해를 기점으로 지역 수요 기반 신규 일자리를 지속 발굴하고, 신노년 맞춤형 직무를 확대해 지속 가능한 노인일자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초고령사회, 답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윤 국장은 다시 사람 이야기를 꺼냈다.
“초고령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입니다. 천안시는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여전히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시각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일하는 노후’를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초고령사회 천안의 해법은 거창한 제도보다, 사람에게 역할을 돌려주는 행정에서 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