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계 거물들이 일제히 지갑을 열었다. 경기 불황 속 자금난을 겪는 중소 협력사들을 위해 납품 대금을 대거 앞당겨 지급하기로 한 것. 단순한 상생을 넘어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번 설을 맞아 1만3000여개 파트너사에 납품 대금 1조749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롯데백화점, 롯데건설, 롯데홈쇼핑 등 주요 27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기존 지급일보다 평균 8일 앞당겨 명절 전까지 입금을 완료할 계획이다.
롯데는 2013년부터 매년 명절마다 대금 조기 지급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전 그룹사에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해 거래 대금을 현금성으로 지급하며 파트너사의 실질적인 자금 회전을 돕는다.
신세계그룹 역시 협력사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나섰다. 신세계는 최대 7일 앞당겨 지급하는 조기 지급분과 정기 지급분을 합쳐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대금을 명절 전 집행한다.
신세계는 평소에도 매월 3~4회에 걸쳐 대금을 지급하는 등 협력사의 자금 운영 안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대규모 자금 집행을 통해 명절 전후로 급증하는 중소 업체들의 임금 및 상여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한섬 등 14개 계열사와 거래하는 중소 협력사 9000여곳에 2332억원의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급일은 당초 예정보다 최대 10일 앞당긴 2월 10일로 확정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금 조기 지급 외에도 중소 협력사를 위한 무이자 대출 제도(연간 60억원 규모)와 기술 개발 자금 무상 지원 등 탄탄한 상생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